대체 왜?' 부진한 이영하를 거기에... 김태형의 '빗나간 뚝심
왜 그랬을까. 김민규(21)가 '미친 호투'를 뽐내고 있었다. 투구수도 적었다. 그런데 김태형(53) 두산 베어스 감독은 이영하(23)를 택했다. 이것이 패배를 불렀다. 이영하의 이번 가을은 잔인 그 자체다.
두산은 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4차전에서 0-3으로 졌다. 팽팽한 경기를 했으나, 단 한 번 흔들린 것이 패배로 이어졌다.
선발 김민규는 강렬했다. 5⅓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6회 1사 후 안타를 하나 맞았고, 여기서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 수가 단 71개에 불과했기에 더 갈 수도 있었다. 속구 구속도 140~143km를 유지했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이 "80구를 기준으로 보겠다"라고 했다. 이 기준에서도 투구수가 많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6회 1사 1루에서 김민규를 내렸다. 두 번째 투수는 이영하였다. 2차전에서 9회 마무리로 올라와 난타를 당하며 ⅓이닝 3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이로 인해 마무리 자리에서도 내려왔고, 이날 두 번째 투수로 나섰다.
6회 1사 1루에서 김민규의 교체 사인을 내고 있는 김태형 두산 감독. /사진=뉴스1이영하를 투입해 틀어막고 뒤를 보겠다는 계산이었을 터. 시점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마무리 상황은 아니었으나 0-0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차라리 주자가 없었다면 또 모를까, 비록 1루지만 주자도 있었다. 9회 등판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중압감이 느껴질 법했다.
결국 이영하는 버티지 못했다. 나성범을 2루 땅볼로 잡았지만, 그 사이 1루 대주자 김성욱이 2루에 들어갔다. 양의지에게 우측 적시타를 맞아 0-1이 됐다. 우익수 조수행의 홈 송구 실책이 겹쳤고, 양의지가 2루까지 들어갔다.
흔들린 이영하는 강진성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양의지를 3루까지 보냈고, 강진성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아 0-2가 됐다. 여기서 마운드를 함덕주에게 넘겼다. 함덕주가 이닝을 마치면서 추가 실점은 없었다.
평소라면 2점이 아주 큰 실점은 아니었다. 특히 전날 3차전에서 두산은 끈질긴 힘을 보이며 7점을 냈다. 이날은 아니었다. 타선이 송명기를 비롯한 NC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하고 있었다. 덩달아 2점의 가치도 커졌다.
부진으로 인해 이영하를 마무리에서 제외했던 김태형 감독이다. 마무리에 버금가는 빡빡한 상황에서 이영하를 올리는 뚝심을 보였으나 빗나가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그에게 또 다른 실패를 맛보게 했다. 투수 교체에 정답은 없다지만, 적어도 이날은 교체 타이밍에서 너무나 큰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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