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어려운 카타르전, 지난해 북한·레바논 악몽 원정을 떠올려라
벤투호가 최악의 상황은 피해간 모양새다. 카타르와의 경기까지 마치고 구성원들이 각자의 집과 클럽으로 복귀한 뒤에도 한동안은 철저하게 살펴봐야겠으나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덕분에 어렵사리 마련된 평가전은 치를 수 있게 된 대표팀이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충실히 준비하기는 어려웠던 조건임은 부인할 수 없다. 안타깝지만 이 자체도 하나의 테스트라 생각하는 생산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7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마리아 엔처스도르프의 BSFZ 아레나에서 카타르와 평가전을 갖는다. 오스트리아에서의 두 번째 경기이자 2020년 축구대표팀의 마지막 공식전이다. 벤투호는 앞서 15일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한 바 있다.
대표팀은 지금껏 카타르와 총 10번을 만나 5승2무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2연패 중이다. 2017년 6월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은 난타전 끝에 2-3으로 패했고,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8강전에서도 0-1로 졌다. 한국을 꺾은 카타르는 결국 대회 정상까지 올랐으니 완벽히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으로서는 여러모로 빚을 갚아줘야 할 경기다. 카타르리그 알 사드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정우영은 "현재 카타르대표팀은 지난해 아시안컵 멤버와 큰 차이가 없다"면서 "선수들도 또 코칭스태프도 상대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전의를 불태운 바 있다. 이겨야하는데, 조건이 썩 좋지는 않다.
벤투호는 앞서 멕시코와의 경기를 앞두고 실시한 코로나19 테스트에서 선수 4명이 양성 반응을 보여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를 포함해 음성판정을 받은 이들까지 곧바로 각방에서 사실상 격리에 돌입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재검사에서 2명만 추가되면서 멕시코와의 경기를 소화했는데,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선수들 모두 '혹 나도 감염됐으면 어쩌나'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충분한 휴식이나 경기 상황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 힘들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잠을 설쳤다고 호소하는 선수들도 있었을 정도다.
축구협회가 코로나19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선수단에 포함했던 감염내과 전문의가 선수들에게 안전에 필요한 일거수일투족을 설명하고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과 상담을 진행한 것은 다행스러운 조치였으나 어쨌든 잘 먹고 푹 쉴 수 있는 조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또 극복해야할 일이다. 축구를 하다보면 별의 별 일들이 다 발생하는데, 이미 흔치 않은 경험도 가지고 있는 벤투호다.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온전히 준비하기 어려웠던 카타르전에서 선수들은 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지난해 10월 대표팀은 북한과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르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는데 취재진 출입도 불허했고 중계방송조차 되지 않던 '깜깜이 경기'였다. 중국을 거쳐 도착한 뒤 버스로 이동할 때부터 공포 분위기였다.
당시 단장으로 동행했던 최영일 축구협회 부회장은 "선수단 버스 뒷자리 5자리에는 북한 요원들이 앉아 있었다. 그 앞자리에도 북한 요원이 있었고... 그 앞에 우리 선수들이 타고 이동했으니 위압감이 얼마나 심했겠는가"라면서 "무관중은 경기 직전까지도 몰랐다. 경기장에 들어서니 등골이 오싹했는데, 직접 뛰는 선수들은 얼마나 괴로웠겠는가"라고 회상한 바 있다.
벤투호는 이어 2019년 11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된 레바논으로 가서 또 불안한 경기를 치러야했다. 거리 곳곳에 화염이 보일 정도였고 역시나 안전 문제를 고려해 AFC는 무관중 경기를 선언했다. 울퉁불퉁했던 운동장 사정까지, 최악에 가까운 원정이 연속으로 이어졌다.
오랜만에 성사된 평가전이라 편안한 분위기에서 선수들 모두 가진 것을 잘 표출할 수 있는 조건이었으면 좋았겠으나 이미 좀 꼬였다. '악조건 극복 테스트'라는 생각으로 현명하게 대처해야할 카타르전이다.
ㅡㅡ지우지 말아 주세요 ㅡㅡ
온라인카지노 커뮤니티 일등!! 온카 https://casinole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