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도 못막은 5년 세월의 무게, 두산 이유있는 타격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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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도 못막은 5년 세월의 무게, 두산 이유있는 타격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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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이 쳐줘야 한다. 못치면 진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무심한 듯 툭 던진 말은 팀의 현실을 대변한다. 타선 침체가 심각해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김 감독도 지난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6안타 무득점으로 완패한 뒤 “6년간 치른 KS 중 타격 침체가 가장 심각하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4번타자 김재환은 KS 다섯 경기에서 단 한 개의 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쳤다. 4차전에서 선발 제외 수모를 당한 박건우는 5차전 8회초 좌측 펜스 중단을 직격하는 3루타로 재기를 예고했지만, 여전히 타이밍 싸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년 이 선수들과 함께 KS를 치른 김 감독도 “답이 없다”고 푸념할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다. 왜그럴까.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는 “5년이라는 세월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베테랑 대열에 합류하면, 야구 실력은 늘지만 체력은 떨어진다. 김재호는 “확실히 회복이 더디다”며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있는 선수들이 많아 티는 내지 않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회복이 안되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전은 더블헤더를 치른 것 이상의 피로도를 준다. 훨씬 더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산 선수들이 “가을잔치는 잘하는 팀이 이기는 무대다. 재미있게 경기를 하고, 패하면 깨끗하게 인정하면 된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심리적 부담감을 떨치기 위한 나름의 노하우다. 한 경기씩 치를 때마다 가중되는 피로도와 부담감을 지난 5년간 체감했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즐기려고 애를 쓴다.
마음과 몸이 같으면 금상첨화다. 올해 두산은 포스트시즌만 13경기를 치렀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피말리는 단기전 모드로 한 달가까이 달려왔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가 더블헤더라고 치면, 이미 정규시즌 한 달 일정을 뛰어넘었다. 정규시즌 우승 후 20일 가까이 휴식을 취한 NC보다 체력 열세가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으면 조바심이 생긴다. 스윙이 급해지고, 불필요한 힘이 들어간다. 악순환이다. 김재환은 타이밍이 맞지 않으니 맞히는 스윙을 하고 있다. 위압감이 없으니 정면승부가 늘었고, 기세 싸움에서 밀려 안타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중심이 흔들리면 앞뒤에 포진한 선수들도 함께 흔들리기 마련이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해결해 준다’는 믿음이 무너지자 타선 연결이라는 기본도 함께 무너졌다.

‘못 먹어도 고’라는 심정으로 과감하고, 적극적인 스윙이 필요한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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