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첫 날부터 총력전, 호주전 '올인' 이유는?

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이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과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서 푸에르토리코에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첫 경기부터 총력전이다. 태극전사들의 각오다. 선수들 스스로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호주 격파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야구대표팀 얘기다.

한국은 오는 6일부터 서울 고척돔에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하는 프리미어 12 서울 라운드(C조 예선)를 시작한다. 호주, 캐나다, 쿠바와 한 조로 편성된 한국은 11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시작하는 슈퍼라운드 진출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 프리미어12는 올림픽 야구 예선을 겸해 열리는데 한국은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대만, 호주보다 높은 순위에 올라야 본선행을 확정한다. 운명의 장난처럼 서울라운드 첫 경기 상대가 호주다. 총력전을 불사해서라도 승리해야만 하는 경기다.

김재환이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과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앞선 5회 투런 홈런을 쳐낸 뒤 김현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선수들의 각오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인기저하 논란에서 탈출하려면 국제대회 성적이 필수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 역적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고도 엄청난 비난을 받은 점도 선수들이 각오를 다지는데 영향을 끼쳤다. 실력으로 논란을 극복하고 한국 야구가 여전히 국제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려는 의지로 똘똘 뭉쳐있다. 올림픽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고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결승에 진출해 대회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대표팀 ‘캡틴’ 김현수(31·LG)는 “한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대회인데 이번에는 고국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려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고척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복병 이스라엘에 발목을 잡혀 본선 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아픔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013년 WBC에서도 1차전에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해 본선행이 좌절됐다. WBC 초대 대회 4강, 2회 대회(2009년) 준우승이 KBO리그 흥행에 기폭제가 됐는데 이후 최정예 멤버가 출전한 WBC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셔 자존심이 잔뜩 상했다. 특히 2017년 WBC는 1차전뿐만 아니라 2차전(네덜란드)에서도 0-5로 패해 ‘고척돔 참사’라는 오명까지 썼다.

양현종이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과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서 역투하고있다.

호주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프로선수가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한국은 4승 3패로 호주를 완벽히 압도하지 못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16-2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이후 야구 월드컵(2011년)과 WBC(2013년)에서 모두 승리해 상대전적에서 4연승을 달리고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호주 전력분석을 한 이진영 코치도 “조직력이 나쁘지 않다. 힘도 있어 쉽게 볼 상대가 아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선발로 나설 양현종(31·KIA)과 포수 양의지(32·NC) 모두 호주 전력분석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며 승리 해법을 찾고 있다.

1차전 패배 징크스도 벗어야 한다. 2013년 WBC와 2015년 프리미어12, 2017 WBC뿐만 아니라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도 1차전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프리미어12와 아시안게임에서는 우승을 따내 1차전 패배가 약이 됐다고 해설할 수도 있지만 팀 분위기가 승패를 좌우하는 국제대회 단기전은 일단 이기고 봐야 한다. 황재균은 “1차전 패배 공식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서울라운드 3경기를 모두 이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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