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타선 안녕∼' 사이다 같았던 김현수의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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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6 00:01
'고구마 타선 안녕∼' 사이다 같았던 김현수의 싹쓸이
7번→5번 타순 이동…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 활약
(도쿄=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캡틴' 김현수(31·LG 트윈스)가 사이다 같이 시원한 싹쓸이 2루타로 답답했던 한국 대표팀 타선의 속을 뻥 뚫어줬다.
김현수는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전에 한국의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2루타) 1볼넷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7-3 승리를 이끌었다.
김현수는 앞선 5경기에서는 7번 타자로 출전해 14타수 4안타 2타점 등을 기록하며 무게감 있는 하위타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멕시코전에서 중심타선인 5번 타자로 올라왔다. 침체에 빠진 대표팀의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김경문 감독의 판단이었다.
타순 조정이라는 긴급 처방에도 대표팀 방망이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했다.
4회까지 안타가 1개(이정후)밖에 안 나왔다. 2회 박병호의 볼넷을 포함해 4이닝 동안 출루가 2개에 그쳤다.
설상가상 멕시코가 5회 초 2점짜리 선제 홈런을 터트려 먼저 앞섰다.
위기감이 감도는 5회 말, 김현수가 타선에 불을 지폈다.
선두타자로 나온 김현수는 풀카운트에서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냈다.
김현수의 출루 이후 멕시코 마운드가 흔들렸다.
다음 타자 양의지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었다. 최정은 풀 카운트에서 좌전 안타를 때렸다. 한국은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민병헌이 풀 카운트에서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3루 주자 김현수가 홈을 밟으며 한국에 첫 득점을 안겼다.
이후 박민우의 밀어내기 볼넷, 이정후의 1타점 땅볼, 김하성의 적시타가 이어져 한국은 4-2로 역전했다.
2사 1, 2루에서 박병호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또 만루가 됐다.
그리고 타선이 한 바퀴 돌아 김현수가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김현수는 1볼-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에 좌익수 뒤로 넘어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인 싹쓸이 2루타였다.
한국은 7-2로 크게 앞섰다. 김현수는 활짝 웃는 얼굴로 더그아웃을 향해 두 손을 흔드는 '안녕 세리머니'를 했다.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양손을 흔들며 김현수에게 환호를 보냈다.
5회에만 7점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든 한국은 분위기를 이어가 멕시코를 7-3으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이와 동시에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도 따냈다.
만약 멕시코에 졌다면 한국은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도쿄올림픽 출전권 확보도 장담하지 못했을 터였다.
김현수가 수렁에 빠질 뻔한 한국 야구를 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현수는 대표팀의 주장이다. 김현수는 대표팀이 대만에 0-7로 완패해 충격에 휩싸였을 때도 분위기를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선수들에게 '예방주사 맞았다고 생각하자'도 다독였고, 악성 댓글에 기분이 상할까 봐 '인터넷을 보지 말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만루 싹쓸이 2루타가 대표팀의 기를 살려준 최고의 특효약이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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