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커브 버릇 노출? 신경 안 쓴다. 내 공이 중요"

▲ 김광현이 7일 고척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캐나다전서 야수의 호수비가 나오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국가대표 에이스 김광현(31.SK)은 프리미어 12 대회 첫 발을 산뜻하게 내딛었다.

7일 고척돔에서 열린 캐나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광현의 역투에 힘입은 한국은 3-1로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기록했다.

김광현 개인적으로도 뜻 깊은 투구였다. 각각 28개씩 던진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는 이날도 역시 위력적이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김광현이 포 피치로 던진 커브가 인상적이었다.

갯수는 9개에 불과했지만 그 중 7개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을 만큼 안정된 제구를 보여줬다.

경기를 지켜본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김광현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이외의 구종을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 개인적으로는 큰 소득이 될 것이다. 초구에 스트라이크 카운트 잡는 볼로도 커브를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헛스윙을 유도하는 궤적도 좋았고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는 타아밍도 적절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김광현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투 피치 유형의 투수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꾸준히 구종 추가를 위해 노력해왔고 올 시즌엔 스플리터와 커브를 적절히 활용하며 타자들에게 혼선을 줬다.

던질 수 있는 구종이 다양해지며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볼 배합을 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매 경기 평균 6이닝을 소화하는 확실한 선발투수의 몫을 해냈다.

그러나 김광현이 신경써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 커브를 던질 때 버릇이 노출된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미세한 차이지만 커브를 활용할 때 투구 폼에서 표시가 난다는 지적이 있다. 버릇을 모든 타자들이 활용할 수 없다고는 해도 신경을 써야 할 대목이긴 하다.

특히 김광현이 꿈꾸고 있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감안한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메이저리그는 각종 영상 장비를 통해 상대의 버릇을 캐치해내는 기술이 빼어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타자들도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한다.

그러나 김광현은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작은 것에 신경쓰기 보다는 보다 확실하게 제구하는데 더 많은 비중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광현은 8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서 "커브의 버릇이 보인다는 건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려고 한다. 내 버릇을 알더라도 못 치게 던지면 된다고 생각한다. 더 확실하게 제구하는데만 신경쓰려 한다"고 말했다.

버릇을 반대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김광현도 자신의 버릇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일부러 그 동작을 보여준 뒤 다른 공을 던져 타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방법도 있다.

경기에 쫓기지 않고 여유있게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도다. 몇 차례만 버릇과 반대되는 투구를 보여주면 상대의 분석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약점에 쫓기기 보다 모자란 부분을 활용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김광현. 늘 보다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는 그의 의지는 '버릇'이라는 작은 그릇으로는 막아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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