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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km' 뿌린 안우진, 이젠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


키움 히어로즈 '파이어볼러' 안우진(21)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무려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뿌렸다. 충격적인 숫자다. 정작 안우진 스스로는 구속 확인을 안 한다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안우진은 지난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5-3으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올 시즌 두 번째 세이브였다. 키움의 마무리는 조상우지만, 14일부터 16일까지 3연투를 했고, 이날은 안우진이 대신 올라왔다. 깔끔하게 막았고, 키움의 승리를 지켜냈다.

놀라운 장면도 있었다. 1사 후 김재환을 상대할 때 카운트 2-2에서 던진 5구째 속구가 중계화면 기준으로 무려 160km가 나왔다. 150km를 던지는 토종 투수도 거의 없는 상태인데 160km이 찍혔다. 무시무시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김창현 키움 감독대행은 "우리 데이터 상으로는 157km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스피드건은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57km라고 놀랍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만큼 안우진이 광속구를 뿌리고 있다.

어느 투수에게나 구속은 '로망'이다. 안우진도 그랬다. 특히 올해는 작년 대비 구속이 5km가 늘었다. 스탯티즈 기준으로 지난해 속구 평균 구속이 147km였는데, 올해는 152.3km를 던지고 있다.

안우진은 "작년에 던지는 것을 보면서 고칠 점을 계속 생각하고 있다. 캐치볼 할 때부터 익스텐션(투구판부터 공을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을 생각하며 던진다. 익스텐션이 10cm 길어진 것 같다. 딱히 작년보다 더 강하게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던질 때 느낌을 조금은 이해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사진=김동영 기자이처럼 구속에 꽤 신경을 썼고, 성과도 냈다. 그러나 막상 17일 등판 당시에는 경기 중 전광판에 찍히는 구속을 쳐다보지 않았단다. 이유가 있었다.

안우진은 "16일 김재환 선배님께 홈런을 맞았다. 그 경기에서 전광판을 쳐다봤다. 팬들이 다시 오시면서 구속을 보고 웅성웅성 하는 것이 있다. 나도 보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랬더니 박병호 선배님께서 '타자와 싸워야지 왜 그걸 의식하냐. 타자와 싸우는 데 집중하라'라고 하셨다. 그래서 17일 등판에서는 (전광판을) 쳐다보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우진은 "구속에 대한 욕심보다는, 내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구종을 제대로 던지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타자와 싸우기에도 도움이 된다. 구속만 빠르다고 될 일은 아니다. 가운데 몰리면 맞는다"라고 강조했다.

선배 박병호의 따끔한 한 마디가 안우진을 바꾼 셈이다. 160km를 밥먹듯 뿌릴 것이 아니라면, 현재 구속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국내 최고를 다툰다. 제구까지 완전히 갖춘다면 '언터처블'이 될 수 있다. 전광판에 찍히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고졸 3년차 안우진이 큰 깨달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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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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