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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올게" 회장님이 아낀 레전드, 한화밖에 몰랐던 김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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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OSEN=대전, 이상학 기자] “김태균 잡아올게.”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태균(38)은 한화 이글스를 대표하는 ‘성골’이다. 천안 출신으로 한화그룹 재단인 북일고를 졸업한 뒤 2001년 1차 지명으로 이글스에 입단했다. 데뷔 첫 해부터 20홈런을 터뜨리며 신인왕에 오른 뒤 2008년 홈런왕, 2009년 WBC 홈런왕을 차지하며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4번타자로 성장했다. 

이글스의 적통답게 그룹이 아낀 선수였다. 지난 2011년 8월7일 잠실 LG전. 구장을 찾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승리한 선수단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김태균 잡아올게”라고 말했다. “김태균 좀 잡아달라”는 한화 팬들의 목소리에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화답한 것이다. 

[OSEN=잠실, 이대선 기자] 2011년 8월7일 잠실구장을 찾아 팬들에게 김태균 영입을 약속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sunday@osen.co.kr

당시 김태균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 퇴단 의사를 밝힌 뒤 국내 복귀를 모색할 때였다. 2009년 시즌 후 FA로 팀을 떠난 만큼 한화 외에도 여러 팀들이 김태균 영입에 나섰다. 당시 만 30세도 되지 않은 최전성기 김태균의 가치는 역대 FA 통틀어 최고 수준이었다. 

김승연 회장의 “잡아올게” 한마디는 팬들을 향한 약속이었다. 구단을 넘어 그룹 차원의 선언이었고, 한화는 김태균 복귀를 위해 사활을 걸었다. 당시 공식적인 FA 신분이 아니라 다년 계약은 아니었지만 옵션 없이 역대 최고 연봉 15억원으로 초특급 대우를 해줬다. 

[사진] 2011년 12월 한화 복귀 기자회견 때 김태균. 왼쪽은 정승진 당시 한화 대표이사 /OSEN DB

김태균도 한화밖에 몰랐다. 어릴 때부터 한화를 보고 자란 그는 일본에서 돌아올 때도 일찌감치 친정 복귀를 선언했다. “돈보다 중요한 게 한화”라며 협상 창구를 친정팀 하나로 제한했다. 몸값을 높이기 위한 흥정은 생각도 하지 않고 그룹 사훈인 신용과 의리를 실천했다. 

김태균은 이후에도 두 번의 FA 자격을 얻었지만 모두 한화와 재계약하며 영원한 이글스맨으로 남았다. 수없이 감독이 바뀌고 선수들이 오고 가는 중에도 팀의 중심을 지켰다. 어느새 팀 내 최고참 선수가 됐고,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유무형 재산을 아낌 없이 물려주는 데 집중했다. 

은퇴 결정 과정에서도 팀을 먼저 생각했다. 시즌 전 1년 단기 FA 계약으로 배수진을 쳤지만 성적을 내지 못했고, 본격적인 리빌딩에 나서야 할 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배트를 내려놓았다. 선수로서 유니폼은 벗었지만 내년부터 단장 보좌 어드바이저로 한화와 인연을 계속 이어간다. /waw@osen.co.kr

[OSEN=대구, 지형준 기자] 한화 김태균이 동점 솔로포를 날리고 동료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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