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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문제로… 도쿄올림픽 마라톤, 삿포로서 개최

마법사 0 671 0 0

한여름 삿포로, 도쿄보다 5도 낮아
개최 도시가 아닌 곳서 열리는 건 근대 올림픽 시작한 이후 처음


2020 도쿄올림픽 마라톤이 결국 도쿄가 아닌 삿포로에서 열리게 됐다.

1일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도쿄도(都),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일본 정부는 일본 도쿄에서 4자 회담을 갖고 마라톤과 경보 개최지를 도쿄에서 삿포로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도쿄의 올림픽 기간 폭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 장소를 상대적으로 시원한 삿포로로 옮겨버린 것이다.

한여름 도쿄는 최고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반면, '눈 축제'로 유명한 삿포로는 낮 기온이 도쿄보다 5~6도 정도 낮다. 도쿄올림픽은 내년 7월 24일 개막한다. 마라톤은 여자부는 8월 3일, 남자부는 9일 열린다.

'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마라톤이 개최 도시가 아닌 곳에서 열리는 건 1896년 근대 올림픽이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개막 8개월여를 앞두고 이런 결정이 내려진 직접적인 계기는 약 한 달 전 열린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이다. 중동 지역 폭염을 피하기 위해 여러 종목이 밤늦게 열렸음에도 여러 선수가 고통을 호소했다. 특히 자정 무렵 시작한 여자 마라톤에선 70명 중 30명이 레이스를 포기했다. 당시 기온은 한밤중인데도 30도를 넘어섰다. '선수 인권'을 고려하지 않고 경기 장소와 시각을 결정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IOC는 지난달 16일 처음으로 도쿄올림픽 마라톤 개최지 변경을 검토한다고 발표했고, 1일 회담 후 변경 결정을 내렸다. IOC와 조직위는 '장소 변경 권한은 IOC에 있다' '이전 비용은 도쿄도가 부담하지 않는다' '변경 종목은 마라톤과 경보로 한정한다' 등의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개최지 변경'을 한결같이 반대해 온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IOC의 결정을 방해하지 않겠다"면서도 "합의 없는 결정이었다"고 말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더 싸워보려 검토해봤지만 법적으로 이길 가능성이 작고 재판 비용도 많이 든다"고도 했다. 존 코츠 IOC 조정위원장은 "IOC는 선수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이해해달라"고 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도쿄 민심을 달래기 위해 "올림픽 후 기존에 준비됐던 마라톤 코스에서 '올림픽 축하 마라톤'을 열자"고 제안했다.

IOC가 다른 종목 변경은 고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이날 마라톤·경보 개최지 이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승마나 골프, 철인 3종 경기 등 다른 야외 종목 역시 개최 도시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올림픽과 달리 장애인 선수들이 출전하는 패럴림픽 마라톤은 그대로 도쿄에서 열릴 전망이다.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 앤드루 파슨스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마라톤을 도쿄에서 열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패럴림픽 마라톤이 열리는 9월 6일은 8월보다 기온이 낮다는 통계를 근거로 삼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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