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연루돼 영구제명된 전 축구선수 최성국(36)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당시 상황들을 해명했다. 영상 자막엔 ‘(전)국가대표’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최성국은 26일 ‘승부조작 최성국 9년만에 입을 열다 "조직폭력배의 협박, 그리고...“’ 영상을 통해 당시 승부조작이 끊임없는 협박으로 인한 일이었고, 자신은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다는 취지로 당시 내막을 설명했다.

최성국은 “상무 시절 같이 운동을 했던 선배에게 전화가 와서 ‘후배들에게 천천히 뛰어주면 300만원씩 주겠다’고 얘기해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을 들었다”면서 “처음엔 안 된다고 했다가, 선배가 부탁을 하는 입장이니까 한 번 얘기는 해보겠다고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후배들한테 얘기를 했는데, (후배들이)‘열심히 뛰어서 이기면 좋은 거고, 지면 용돈 300만원이나 받으면 좋지 않겠냐’고 얘기했다. 그 얘기를 전달한 뒤 다음 날 경기는 비기게 됐다”며 “경기 후 모르는 번호로 수없이 전화가 와 있었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다짜고짜 욕을 하고 화를 냈다”고 밝혔다.

최성국은 “선배가 부탁하길래 얘기만 해준 거라고 했는데, 계속 욕을 하면서 ‘그 돈을 다 물어내던지 다음 경기에 한 번 더 (승부조작을)해야 한다’고 했다. 계속 거절을 했는데도 끊임없이 협박을 하고 욕을 하면서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성국은 “후배들이 ‘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이게 다 끝나지 않겠냐’고 얘기를 했고, 결국 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마지막이라고 얘기를 하고 수락했다”며 “경기 전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호텔로 올라갔더니, 건장한 남성 8명 정도가 방안에 있었고 협박을 하면서 ‘잘못하면 너네 다 가만 안두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너무 무서웠고, 제 가족이나 동료들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지금 와서 사람들이 ‘왜 신고하지 않았냐’고 하는데, 그땐 저로 인해 후배들이나 가족들이 어떻게 해코지 당할지 모르는데 무서웠다. 어떻게 신고하는지도 몰랐고, 그럴 용기도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성국은 “다음날 경기에서 지게 됐고, 그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묻길래 ‘돈은 필요 없고, 이런거 절대 안 할거니까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모든 상황들이 끝이 났다”며 “언론에는 300만원을 받고 내가 주도했다고 나왔지만, 이익을 챙겼거나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가 부탁하길래 얘기했던 것 자체가 나중에는 브로커처럼 잘못된 결과로 갔다”면서 “처음에 판단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늪에 빠졌고, 결국 가족까지 위협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성국은 “국민들에게 실망감과 분노와, 그리고 저를 많이 아껴주시고 관심을 주셨던 분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는 것 자체도 너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진심 어리게, 정말도 다시 한 번 어떻게 보답을 해드리고 싶다”면서 “재능은 한 가지 밖에 없다. 여태까지 20년 동안 한 가지(축구)만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소년이나 어린 선수들을 찾아가거나, 영상으로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말씀을 드린다”며 “열악하게 운동하는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게 앞으로의 목표다. 그런 기회만 주신다면 못 뛰는 한이 있는 그 시점까지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달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성국은 “9년이라는 시간동안 숨어서 지내 왔었고, 이렇게 나오는 자체도 되게 많이 용기가 필요했다”면서 “제게 갖고 있는 오해나 제가 잘못된 부분이 정확하게 맞지만 그 안에 협박 당한거나 이런저런 상황들을 조금이라도 전달하고자 이렇게 나왔다“며 영상을 제작하게 된 배경을 덧붙였다.

한편 최성국은 광주상무에서 뛰던 지난 2010년 6월 컵대회 2경기 연속 승부조작에 가담하고, 팀 동료 김동현과 함께 승부조작에 가담할 선수를 섭외한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특히 승부조작 의혹이 불거지던 당시 “승부조작 제의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혐의가 밝혀지면서 ‘거짓말 논란’으로 축구팬들의 공분을 샀다.

재판부는 당시 “국가대표를 지낸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 프로축구의 위상과 팬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전주들이 복권수익금을 편취토록 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 당시에도 조직폭력배의 협박에 의한 강요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폭행을 당하거나 흉기로 위협받은 적이 없어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인 위해가 임박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특히 최성국이 가담선수 섭외에 나서는 등 가담한 片湧？커 협박을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최성국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고, 이후 시도하던 해외진출마저도 국제축구연맹(FIFA) 선수 활동 정지 제재에 막혀 이마저도 무산돼 축구화를 벗었다.

이후에도 그는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축구계 복귀를 희망해왔다. 자신의 이름을 건 축구교실을 열어 축구팬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holic@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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