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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 사라지니 더 나쁜 악당 등장' 허민 의장의 전횡, 키움을 망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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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 / OSEN DB

[OSEN=한용섭 기자] 이장석(54) 키움 히어로즈 전 대표는 한때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을 거쳐 부사장으로 있는 빌리 빈(58)과 비교되며 칭찬받았다. 대기업을 모기업을 둔 다른 팀들과는 달리 자생적으로 야구단을 꾸려갔고, 초창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2013년부터 상위권 성적을 내면서 ‘한국판 머니볼’을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이장석 대표는 구단 운영 과정에서 횡령 배임 혐의로 2018년 3년 6개월 징역형을 최종 선고받았다. 이장석 전 대표는 구속 후에도 ‘옥중 경영’으로 선수단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KBO는 2018년 11월 경영 비리로 구속된 이장석 전 대표를 ‘영구 실격 처분’ 징계를 내려, 야구계에서 퇴출시켰다. 악당이 사라졌다. 

KBO의 경영 및 운영관리 개선안 제출을 요구받은 키움 구단은 자구책으로 허민(44) 당시 원더홀딩스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했다. 허민 의장은 과거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창단해 수 년간 운영했고, 야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키움 구단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경영 감시인에 충실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권력을 쥔 허민 의장은 사욕을 드러냈고, 자신의 본분을 넘어서 구단 운영에 일거수일투족 간섭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키움의 미국 스프링캠프지를 방문해 연습경기 중 갑자기 투수로 등판해 던진 일과 시즌 도중 2군 구장을 찾아가 선수들을 상대로 라이브배팅을 실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2018시즌 역대급 명승부 끝에 플레이오프 탈락,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허민 의장의 현장 간섭은 더욱 심해졌다.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재계약이 유력하던 장정석 전 감독은 당시 손혁 SK 투수코치를 수석코치로 앉히라는 허민 의장의 지시를 거부했다. 함께 했던 기존 코칭스태프에서 수석코치를 선택하려 했다. 

그러자 허민 의장은 장정석 전 감독이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을 덮혀 씌우며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추천했던 손혁 코치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자신의 뜻대로 감독을 교체했지만, 그마저도 성에 차지 않았다. 우승 도전 전력을 가진 키움이 선두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면서 현장에 잦은 불만을 표출했고, 손혁 감독은 경기가 아닌 구단 고위층의 간섭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3위팀 감독이 시즌 12경기를 남겨두고 교체되는 ‘기행’이 벌어졌다. 

키움은 손혁 감독 후임으로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프로야구선수 출신이 아니고 코치 경험도 없는 전력분석원 출신으로 데이터 분석이 전문이다. 지금의 키움 성적에 불만이 많은 허민 의장은 수석코치 이하 기존 코치들보다 데이터 분석가를 더 믿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뜻대로 선수를 기용하고 경기를 운영할 사람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주인공이 악당을 물리치니 더 지독한 악당이 등장하는 것처럼 허민 의장은 이장석 전 대표가 물러난 키움 구단에 들어와 전횡을 일삼으며 팀을 망치고 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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