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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분노', 손혁 감독 퇴진에 야구인들 한 목소리..."상식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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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분노', 손혁 감독 퇴진에 야구인들 한 목소리..."상식적이지 않다"

기사입력 2020.10.09. 오전 10:13 최종수정 2020.10.09. 오전 10:23 기사원문
넥센과 KIA의 2015 KBO리그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1사 1루 KIA 김민우 타석때 넥센 손혁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와 조상우 박동원 배터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5.08/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키움 히어로즈 손 혁 감독의 자진 사퇴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 프로야구는 충격과 허탈감으로 가득했다.

손 전 감독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걸 곧이곧대로 믿는 야구인은 없다. 형식이 자진 사퇴일 뿐 내용도 그렇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없기 때문이다. 손 감독과 친분이 두터운 한 야구인은 "손 감독이 구단 고위층과의 관계 속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상당했다고 들었다"며 "시즌 막판에 그것도 2위 싸움을 하는 감독이 구단은 만류하는데 스스로 결정해서 관둔다는 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키움은 8일 현재 KT 위즈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두 팀간 승차는 불과 1경기다. 4위 LG 트윈스, 5위 두산 베어스와는 각각 1경기, 2경기차로 앞서 있어 4팀이 벌이는 2위 경쟁이 시즌 막판 레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상황이다. 사상 초유의 집단적 2위 경쟁은 역사적으로도 보기 드문 볼거리다. 팬들이 야구장을 찾지 못하지만, 관심은 오히려 커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키움 구단은 올해 손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선전'을 당부했다. 투수 출신으로 해설위원과 대표팀 전력분석을 역임한 손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 투수코치, SK 와이버스 투수코치를 거치며 이론과 현장을 겸비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력분석능력도 갖추고 있어 올해 키움을 우승권으로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손 감독은 올시즌 주력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지면서 순조롭게 레이스를 끌고 가기는 어려웠다. 원투펀치 에릭 요키시와 제이크 브리검이 부상자 명단에 올랐었고, 3선발 최원태도 마찬가지다. 타선을 보면 4번 박병호는 8월 19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손등 부상으로 아직 재활중이다. 김하성 서건창 김웅빈 허정협 등도 잔부상에 시달렸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키움은 상위권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주로 2위를 달리다가 지난달 말 KT에 그 자리를 빼앗겼을 뿐, 심각한 전력 난조에 빠진 적은 없다. 오히려 부상 관리는 감독이 아닌 프런트의 영역이다. 부상 방지와 트레이닝, 치료 및 재활을 감독이 담당하지는 않는다. 손 감독이 스스로 '내가 선수들 부상을 잘못 관리하고 주어진 전력에서 경기를 잘못 운영해 3위로 떨어졌으니 사퇴해야겠다'고 생각했을까.

프로야구 감독 출신의 한 인사는 "정말로 화가 난다. 세상에 2,3위하는 팀 감독을 그것도 몇 경기 남지도 않았는데 자른다는 게 말이 되나. 야구와 야구인을 우습게 보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프로야구는 힘있는 사람 개인의 놀이가 아니다"면서 "작년에 장정석 감독이 그렇게 된 것은 계약기간이 끝났고 새로운 분위기가 필요했다고 보면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 구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개인 또는 내부 사정이 있지 않고서야 멀쩡한 감독이 알아서 옷을 벗는다는 게 가능할지 싶다"며 "감독에 대한 평가는 시즌 중간, 시즌 막판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3자의 입장에서 키움의 경우 큰 차이는 없다. 2위 경쟁이 치열하고 포스트시즌에 가면 우승도 다툴 수 있는 상황인데 성적부진 때문에 자진 사퇴했다는 걸 이해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시즌을 마치고 결과에 따라 경질 여부, 사퇴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KBO에 따르면 프로 초보 사령탑이 계약 첫 시즌 페넌트레이스를 마치지 못하고 물러난 건 손 감독이 역대 7번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KBO 실행위원회.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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