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10승, 신경 쓰인다…그러니 빨리 했어야지!”
“유희관 10승, 신경 쓰인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는 매경기 총력전 모드다. 5위를 탈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앞순위 팀들과의 차이도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토종 선발 유희관(34)의 활용법은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2020 KBO리그 SK와이번스전을 앞두고 “계속 중요한 경기들이다. 패배는 우리에게 데미지가 크다. 남은 경기를 다 이길 수는 없지만, 끝까지 모두 중요한 경기들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유희관(오른쪽)의 7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축하하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왼쪽). 사진=MK스포츠 DB1주일 전 최하위 한화 이글스의 고춧가루 공격에 6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던 두산은 5위로 올라섰던 KIA타이거즈와의 잠실 홈 3연전을 스윕하며 다시 5위로 올라섰다. 3위 키움 히어로즈와 2경기, 4위 LG트윈스와는 1경기 차다. 하지만 6위 KIA와도 2경기, 7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3경기 차다.
김태형 감독도 치열한 순위 싸움에 대해 “7위까지는 매경기가 결승일 것이다. 우리도 그렇다. 5위를 지키는 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매주 4승 2패씩은 해야 하지 않나”라며 순위를 더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
가장 중요한 건 선발 로테이션이다. 두산은 시즌 초반 우완 이용찬(32)이 팔꿈치인대접합 수술을 받게 되면서 이탈했다. 사이드암 최원준이 선발로 안착해 10승 투수가 됐지만,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26)이 타구에 손등 골절상을 당해 이탈했다가 최근 복귀했다. 여기에 베테랑 좌완 유희관이 부진한 상황이다.
유희관은 올 시즌 올 시즌 24경기에 등판한 유희관은 8승 11패 평균자책점 5.39를 기록 중이다. 특히 9월 이후 등판 내용이 좋지 않았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지난 2일 유희관을 1군에서 말소했다. 부상은 없지만, 구위가 떨어졌다는 판단이다. 두산도 바쁜 순위 레이스에서 악재이고, 유희관 개인적으로도 손해다.
유희관은 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7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고 있다. 10승까지 2승 남은 상황에서 이탈이 장기화 되고 있다.
일단 유희관의 공백은 왕년의 토종 에이스 장원준(35)이 막고 있다. 장원준은 유희관 차례인 7일 SK전 선발로 나선다. 다만 유희관의 복귀에 대해서 김태형 감독은 복잡할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은 “(유희관 복귀와 관련해서는) 장원준이 던지는 것을 보고, 또 추후일정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추후일정은 중간에 휴식일 있을 것이고, 외국인 원투펀치(알칸타라-플렉센) 위주로 선발을 내보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희관이 돌아온다는 보장도, 돌아오더라도 선발로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였다.
유희관이 올 시즌까지 10승을 거두면 8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 기록을 세우게 된다. 프로야구에서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은 이강철 kt감독이 10시즌 연속으로 가장 길게 했고, 정민철 한화 이글스 단장과 장원준이 8시즌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유희관도 4번째로 8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 투수 기록을 세울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의 10승이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다. 올 시즌 끝나면 FA(프리에이전트)이기도 하다”면서 “그러니까 빨리 했어야지, 안해서 사람 신경쓰인게 한다”고 껄껄 웃었다. 김 감독 특유의 농담이 섞인 반응이었지만, 유희관의 개인 기록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과 순위 경쟁에서 팀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감독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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