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력을 빼앗기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정민철 한화 신임 단장은 거창한 구호나 선언을 자제하고 있다. 그는 “첫 발을 내딛을 때 화려한 선언을 하고 싶은 유혹이 들지만 지금은 가급적 조용히 가려 한다. 팀을 한 번에 변화시킬 수 없다. 선언의 유혹이 크지만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정민철 단장이 거의 유일하게 ‘선언’을 하고 있는 부분이 내부 FA 잔류다. 한화는 올 시즌을 끝으로 내야수 김태균(37), 외야수 이성열(35), 투수 정우람(34)이 FA 자격을 얻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당연히 다 잡아야 할 선수들이다”고 말했다. 

현장의 요청에 따라 정 단장도 내부 FA 3인방과 재계약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전력을 빼앗기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선수들과 계약 협상도 하겠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스킨십을 할 생각이다. 조만간 일정을 잡고 만날 것이다”고 밝혔다. 

정 단장은 지난 19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교육리그에 참가 중인 선수들을 보기 위해 출장을 나갔다. 21일 돌아온 뒤 김태균, 이성열, 정우람과 만날 계획이다. FA 시장이 공식적으로 개장한 건 아니지만 미리 만나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전망이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내부 FA 선수들을 거의 놓치지 않았다. 지난 2004년 투수 이상목(롯데 이적), 2011년 내야수 이범호(KIA 이적) 2명뿐. 구단에서 재계약을 포기한 선수들을 제외하면 FA 25명 중 23명을 잔류시켰다. FA 재계약 성공률이 92%에 달한다. 

세대교체를 피할 수 없는 한화이지만 정 단장 체제에선 급진적인 리빌딩을 지양한다. FA 3인방을 필요로 하는 이유. 정 단장은 “인위적인 리빌딩은 모든 팀에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한다. 인재 풀이 풍부하지 않고, 1~2군 간극이 크다. 변화는 천천히 생긴다. 기존 경험 많은 베테랑들과도 호흡을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3번째 FA 자격을 얻은 김태균은 올 시즌 127경기 타율 3할5리 132안타 6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두 번째 FA가 된 이성열은 129경기 타율 2할5푼6리 106안타 21홈런 85타점의 성적을 냈다. 역시 FA 재자격자인 정우람은 57경기 4승3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1.54로 활약했다. 나이는 있지만 아직 경쟁력이 충분하다. 

현행 FA 보상제도가 유지된다면 타팀 이적시 전년도 연봉의 최소 200%(보상선수 지명시), 최대 300%(보상선수 포기시) 보상금이 발생한다. 올해 연봉 10억원인 김태균은 20억원에서 30억원, 8억원인 정우람은 16억원에서 24억원, 3억2000만원인 이성열은 6억4000만원에서 9억6000만원의 보상금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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