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로 분석한 두산 vs 키움의 ‘서울시리즈’
두산 김태형 감독(왼쪽)-키움 장정석 감독. 잠실
극적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올라 5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직행한 두산 베어스. 그리고 장정석 감독의 혁신적인 불펜 전략이 돌풍을 일으키며 SK 와이번스를 플레이오프(PO)에서 3연승으로 제압한 키움 히어로즈가 22일부터 KS에 돌입한다. 전력차가 크지 않은 두 팀의 시리즈기 때문에 더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두산과 키움의 KS를 SWOT분석으로 전망한다.
● 두산
① 강점(Strength)-가을에 더 빛나는 수비력
두산이 5년 연속 KS에 진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는 리그 최고의 수비능력이다. 주전포수 양의지가 지난해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센터라인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갖고 있는 유격수 김재호를 정점으로 허경민, 오재원, 오재일이 주축인 내야, 넓은 잠실구장을 커버하는 정수빈이 중심인 외야까지 최고의 수비진을 구축하고 있다. 1·3루 양쪽 핫 코너가 강습타구에 강하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두산은 매우 공격적인 수비를 하면서도 리그에서 가장 적은 67개의 실책만 기록했다. 최다실책팀 롯데 자이언츠의 103개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두산 이형범. 스포츠동아DB
② 약점(Weakness)-가을야구 경험 없는 불펜 핵심 이형범
올해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이형범은 6승3패19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ERA) 2.66, 이닝당출루허용(WHIP) 1.25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아직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PS) 투구 경험이 없다. 위기상황 혹은 경기 후반부 승부처에 투입되는 불펜 투수가 극복해야할 KS의 무게감은 계산하기 어려운 변수다. 특히 이형범은 투심 패스트볼이 주무기인 투수다. 투심 평균 구속은 140㎞로 9이닝 평균 삼진숫자가 4.57개다. 든든한 두산 야수진이 있지만 삼진 능력이 떨어지는, KS경험이 없는 마무리 투수. 그만큼 첫 번째 등판 결과가 중요하다. 두산은 빠른 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을 갖고 있는 이용찬이 더블 스토퍼로 출격하며 불펜을 보강했다. 훌륭한 전략적 판단이다. 그러나 올 시즌 이용찬의 불펜 투구 기록은 없다. 2017년 풀타임 마무리 투수였지만 지난 2년 동안 선발에 전력해왔다. 이 부분 역시 7차전 시리즈의 변수가 될 수 있다.
③ 기회(Opportunity)-강력한 에이스, 그리고 경험의 가치
두산은 20승 투수 조쉬 린드블럼을 보유하고 있다. 1·5차전은 분명 전략적 우위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단기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선수 대부분이 KS를 경험했다는 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강점이다.
두산 박세혁. 스포츠동아DB
④ 위협(Threat)-KS 첫 주전 포수 박세혁
박세혁은 올 시즌 137경기에 출전하며 양의지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 선정 될 정도로 큰 발전을 보여줬다. 그러나 도루저지 능력은 아직 정상급과는 거리가 있다. 올 시즌 박세혁은 84회 도루를 허용했고 23차례 저지에 성공했다. 저지율은 0.213이다. 상대 팀 빠른 주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한 상황이다. 특히 큰 경기일수록 포수가 빠른 주자가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얼마만큼 평정심을 유지하며 타자와 싸움에 집중할 수 있느냐가 큰 관건이 될 수 있다. 상대 팀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이지영이 있다.
스포츠동아DB
● 키움
① 강점(Strength)-덕아웃
PO에서 키움 선수들은 매우 특별한 순간들을 자주 보여줬다. 3차전에서 1회 연거푸 수비 실수를 한 유격수 김하성에게 박병호와 웃으며 “뭐하냐?”고 장난을 치고 곁에서 이정후가 거드는 모습은 이 팀이 지금 어떤 분위기에서 PS를 치르는지 한 번에 보여준다. 또한 한 명의 타자만 상대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불펜 투수에게 팀 전체가 열광적인 환호를 보여주고 있다. 만약 키움이 1차전을 이긴다면 이 상승세는 슈퍼 에이스급 투수가 가세한 것 이상 강점이 될 수 있다.
② 약점(Weakness)-불펜의 체력소모
PO에서 1이닝 투구는 페넌트레이스 2·3이닝 이상 체력 소모가 심하다. 그만큼 투수들은 전력을 다한다. 장정석 감독과 브랜든 나이트 키움 투수코치가 가장 크게 염려했고 그만큼 정성껏 대비한 부분이다. PO에서 키움 불펜의 핵심전력 조상우, 안우진, 김상수, 오주원의 체력소모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시즌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긴장감 속에 큰 경기에 투입되고 있는 다른 불펜진이 얼마만큼 구위를 유지하느냐가 큰 관건이 될 수 있다.
스포츠동아DB
③ 기회(Opportunity)-1~4선발의 1~4차전 출격
KS에서 하위 팀이 불리한 가장 큰 이유는 PO를 치르고 난 후 KS에 돌입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키움은 PO를 3승으로 끝내면서 감독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1~4차전 선발투수를 자유롭게 시리즈 초반 투입할 수 있게 됐다.
④ 위협(Threat)-불펜 시스템
장정석 감독의 혁신적인 PS 불펜 시스템은 매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준PO, PO와 달라 한 번 불펜 투입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그동안 선전해온 투수들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장 7차전까지 이어지는 시리즈기 때문에 키움의 불펜 전략은 더 정교해야 한다. 장 감독의 바람대로 선발투수들이 더 긴 이닝을 던져야 KS에서도 불펜 전략은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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