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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타율도 1위, ERA도 1위... 가을의 맹주가 깨어났다

보헤미안 0 443 0 0

두산, 10월 들어 투타 모두 살아나
2위 KT를 2경기 차로 압박


9일 KT에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는 두산 선수들. /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누가 뭐래도 두산은 가을의 맹주다. 지난 5년간 모두 한국시리즈에 올라 그 중 세 번 정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엔 1위 SK에 9경기 차로 뒤져 있다가 막판 기적 같은 추격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더니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올 시즌도 전망은 밝았다. 오재일·최주환·허경민·김재호·정수빈 등 이번 시즌이 끝나고 FA 신청 자격을 얻는 ‘왕조’의 주역들이 개인이나 팀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할 것이란 예상이었다. 알칸타라와 플렉센 ‘원투 펀치’는 리그 최고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달까지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10월 1일엔 6위까지 내려갔다.

선발진에선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시즌 개막 당시 선발 로테이션은 알칸타라와 플렉센, 이영하, 유희관, 이용찬 등으로 구성됐지만 그중 꾸준히 선발을 소화한 선수는 16승 2패의 알칸타라밖에 없다.

이용찬은 지난 6월 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전력에서 일찌감치 이탈했고, 플렉센도 부상으로 7월 중순부터 두 달 가까이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이영하는 부진 끝에 마무리로 보직을 바꿨다. 유희관도 8년 연속 10승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타자들은 순위 싸움에 절정에 달했던 지난달에 하나같이 죽을 쒔다. 오재일이 타율 0.195, 김재환 0.207, 정수빈 0.218, 허경민이 0.229를 기록했다. 9월 팀 타율(0.248)과 득점(208점)은 10팀 중 9번째였고, 홈런은 13개로 10팀 중 가장 적었다.

하지만 10월이 되자 두산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완전히 달라졌다. 이번 달 6승2패를 거두며 10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9일엔 2위 KT를 맞아 투·타가 조화를 이루며 4대0 승리를 거뒀다.

9일 KT전에서 역투하는 플렉센. /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두산 팬으로선 플렉센의 호투가 반갑다. 플렉센은 이날 7이닝 9탈삼진 4피안타 1볼넷 무실점의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부상 복귀 이후 가장 좋은 내용이었다. 알칸타라도 전날인 8일 SK전에서 2회 세 타자를 상대로 9개의 공으로 삼진 3개를 잡는 진기록을 달성하는 등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내내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플렉센이 살아난다면 두산은 알칸타라와 플렉센이라는 강력한 ‘원투 펀치’로 ‘가을 야구’에 나설 수 있다. 포스트시즌은 에이스가 끌어가는 무대다.

타자들도 살아났다. 10월 들어 허경민이 타율 0.414에 9타점, 오재일이 타율 0.407 10타점으로 지난달의 부진을 완벽하게 씻었다. 최주환(타율 0.364, 9타점)과 박건우(타율 0.379, 3타점), 정수빈(타율 0.308, 3타점), 김재환(타율 0.276, 6타점)의 방망이도 매섭다.

10월 팀 기록을 보면 두산의 상승세를 알 수 있다. 팀 타율은 0.332로 10팀 중 단연 1위다. 2위 롯데(0.298)와 큰 차이가 난다. 득점(59)과 안타(93·한화와 공동 1위)도 10월 선두다. 눈에 띄는 기록은 희생플라이. 9개로 2위 삼성·LG(각 4개)보다 2배 이상 많다. 필요할 때 점수를 따낸다는 의미다. 10월 OPS가 0.924에 달한다.

마운드도 탄탄해졌다. 10월 팀 평균 자책점은 3.31로 역시 1위다. 가장 적은 안타(67개)를 맞았고, 볼넷도 17개로 유일하게 20개 아래로 허용했다. 시즌 내내 골치를 썩였던 불펜도 10월 평균자책점은 2.87로 10팀 중 두 번째로 낮다. 이승진과 박치국, 이영하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산은 현재 5위로 2위 KT와는 2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두산은 매년 가을에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시즌엔 9월에 깊은 부진에 빠지며 올해는 다를 것 같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10월 들어 보란 듯 리그 최강의 팀으로 변모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9일 승리 후 “중요한 경기에서 플렉센이 최고의 피칭을 해줬고, 타자들은 상황에 맞는 배팅으로 필요한 점수를 뽑아줬다”고 했다.

두산은 10일에도 2위 KT와 맞붙는다. 이 경기까지 잡으면 KT와의 승차는 한 경기로 줄어든다. 두산의 선발은 함덕주, KT는 쿠에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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