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평양원정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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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7 12:18
[동아닷컴]
북한 평양 원정에서 돌아온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원정 소감을 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 30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에서 북한과 맞대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중계가 허용되지 않고 관중도 없이 치러졌다. 총 5만 명 수용이 가능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는 이날 경기에 4만여 명이 입장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외신 기자도 출입하지 못했다.
평양 원정에서 돌아온 손흥민은 “승점 3점을 못 가져와 아쉽다. 이번 경기는 이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 해도 수확이라고 할 정도로 경기가 거칠었다. 북한 선수들이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축구를 하다 보면 몸싸움은 당연히 허용되지만 누가 봐도 거칠게 들어오는 상황이 많았다. 북한 선수들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게 북한의 작전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이 다른 경기보다 많았고,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 심한 욕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북한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했느냐는 질문에는 “굳이…”라고 답했고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북한의 주 공격수 한광성에 대한 인상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흥민 일문일답
-평양 원정을 다녀온 소감은.
승점 3점을 못 가져온 것이 아쉽다.
- 경기 도중 신경전이 발생했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얻어오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는 이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 해도 수확이라고 할 정도로 경기가 거칠었다. 우리는 아니었는데 북한 선수들이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 사실이다.
- 무관중 경기라 당황했을 것 같다.
당황하기보다 이 팀이 ‘우리를 강한 팀이라고 생각하는구나’라고 느꼈다. (북한이) 경기를 졌을 때 상당한 피해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나 싶다). 그것을 신경 쓰기보다 우리 경기에 집중했다. 잠자고 먹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 생활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통제됐다는 느낌을 받았나.
어디나 원정경기는 마찬가지로 어렵다. 통제된다는 느낌보다는 그런 일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예민한 문제이고, 선수들도 조심했다. 우리는 호텔에서 잘 쉬었고, 하루 전에 들어갔기 때문에 최고의 몸상태를 맞추려 준비했다. 다른 생각보다 경기에만 집중했다.
- 충돌 상황이 왜 발생했나.
축구를 하다 보면 몸싸움은 당연히 허용되지만 누가 봐도 거칠게 들어오는 상황이 많았다. 북한 선수들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게 북한의 작전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이 다른 경기보다 많았고,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
- 말도 거칠게 했나.
거짓말하면 안 되는 입장에서 심한 욕설도 있었다. 어떤 욕설이었는지는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다.
- 축구 인생에서 가장 특이한 원정 경기였을 것 같다.
코치님들도 새롭게 경험했을 것이다. 좋은 원정만 있을 순 없다. 선수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들도 고생했다.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줬는데 다행히 다치지 않고 돌아왔다. 한국에서 하는 리턴매치에서 좋은 경기로 승리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 내년 6월 리턴매치를 하는데 북한의 전력은 어떻게 봤나.
내가 얘기할 것은 아니다. 직접 부딪혀볼 수 있는 상황이 많이 없었다. 축구에 집중하기보다 안 다쳐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경기장이고, 부상 위험이 많았다.
- 인조잔디에서 경기한 것도 어렵지 않았나.
천연잔디보다 당연히 안 좋고, 선수들도 100% 모습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축구선수로서 그것은 핑계다. 홈경기가 남았으니 그때는 천연잔디와 좋은 환경에서 좋은 경기력 펼치도록 하겠다.
- 전자기기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어서 선수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나눴을 것 같다.
저는 개인적으로 잠을 많이 잘 수 있어서 좋았다. 선수들끼리 재미난 이야기도 하면서 지냈다. 선수들도 다 성인이고 프로팀에서 뛰는 선수들이니 경기와 관련된 이야기보다는 긴장을 풀기 위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 북한의 한광성은 어땠나.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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