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지하철 시리즈’ 열렸지만 가을 흥행도 빨간 불
지난 6일 키움과 LG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고척스카이돔.
본격적인 프로야구 ‘가을잔치’가 무르익고 있지만 정작 흥행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정규시즌 막판 흥미로운 순위 싸움이 벌어진데다 사상 처음으로 서울-인천에서만 열리는 ‘지하철시리즈’가 성사돼 최상의 접근성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인기 팀들의 탈락이 흥행의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가을야구의 서막이었던 지난 3일 LG와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매진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잠실구장엔 2만3,757명의 관중이 입장해 만석(2만5,000석)을 채우지 못했다. 전날 오후까지 거의 모든 좌석이 온라인 예매로 팔려나갔지만, 경기 당일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취소표가 대거 몰린 탓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낮 12시부터 2,000여장의 티켓을 현장 판매로 돌렸지만 ‘완판’에 실패했다.
키움과 LG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도 불규칙한 관심도를 보였다. 일요일이었던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1차전에는 1만6,300장이 모두 팔려나갔다. 하지만 다음날 월요일에 열린 2차전은 1만4,589석을 채우는데 그쳤다. 관중석은 듬성듬성 빈 자리가 많이 보였고, 경기 시작 2시간이 지나도 채워지지 않았다. 이틀 연속 끝내기 승부가 나왔지만 준플레이오프 6경기 연속 매진에 실패했다.
한글날인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3차전은 공휴일 특수를 누리며 다시 매진됐다. 그러나 4차전은 2만1,600명에 불과했다. 요일에 따라, 날씨에 따라 ‘퐁당퐁당‘ 흥행으로 ‘가을야구=매진’ 공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았다. 그나마도 준플레이오프까지는 올 시즌 유일 100만 관중 팀인 LG의 역할이 컸다. 지방 인기 팀들이 모두 탈락한 초유의 포스트시즌에 믿었던 흥행 카드 LG마저 조기 퇴장하면서 남은 가을야구는 빨간 불이 켜졌다. 두산이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면서 지지부진한 레이스에 그나마 불을 지폈다는 분석도 있지만 가을야구 흥행 관점에서만 본다면 차라리 ‘빅 마켓’ 두산이 플레이오프부터 치르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준플레이오프까지 올해 포스트시즌 누적 관중은 5경기에서 10만1,246명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입장 관중은 16경기에서 31만5,260명이었다. 14일부터 치르는 SK와 키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그리고 두산이 기다리는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까지 최대 12경기에서 어떤 최종 성적표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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