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을 키운 염경엽 SK 감독…박병호·조상우 "우리가 이기겠다"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홈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였지만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최정(32)과 하재훈(29)은 붉은색 원정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SK 왕조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색 상의로 통일한 둘은 "(왕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며 결기를 드러냈다.
이에 맞서는 키움 히어로즈의 박병호(33)와 조상우(25)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SK에 당했던 패배를 떠올리며 결의를 다졌다.
전 사령탑인 염경엽 SK 감독을 이제는 적으로 만나는 둘은 스승 앞에서도 "이기겠다"며 양보 없는 승부를 다짐했다.
SK와 키움이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본격적인 대결에 앞서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SK에선 염경엽 감독과 간판타자 최정, 리그 구원왕 하재훈이 참석했다.
키움에선 장정석 감독과 리그 홈런왕 박병호, 강속구 불펜 투수 조상우가 동석했다.
SK는 염 감독과 최정, 하재훈이 나란히 붉은색 원정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최정은 "SK가 역사를 쓸 때마다 빨간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포스트시즌도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입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유니폼이 입으면 예쁘다. 그리고 상대 팀을 방심하게 만드는 전략적인 의미도 있다. 여러 뜻이 담겼다"라며 웃었다.
하재훈은 "한국에서 첫 시즌인데, 와이번스 분위기가 좋다는 걸 느꼈다"며 "이번 플레이오프도 시즌 때처럼 선후배가 웃으면서 야구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를 3승 1패로 끝낸 키움은 그 기세를 믿는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그 중심에 선 박병호는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히어로즈가 보여준 모습을 바탕으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승리를 해서 작년의 아쉬움을 만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키움 불펜의 핵인 조상우는 "준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팀이 이길 수 있게 열심히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혹자는 이번 플레이오프를 '염경엽 시리즈'로 부른다. 염경엽 감독과 키움의 남다른 인연 때문이다.
염 감독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시즌 동안 키움의 전신인 넥센을 지휘하면서 팀 창단 최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시작으로 2014년엔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궜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은 키움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이다.
염 감독은 2017년 SK 단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는 단장이 아닌 감독으로서 2년 연속 키움과 맞붙는다.
염 감독은 키움의 제자들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면서 승리욕은 포기하지 않았다.
염 감독은 "저희 제자들이 잘하면서 경기는 제가 이겼으면 좋겠다"며 "그게 가장 솔직한 대답일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결과적으로 범을 키운 꼴이 됐다. 키움의 상승세를 이끄는 둘은 이제 옛 스승이 이끄는 SK에 칼날을 겨눈다.
박병호와 조상우는 염 감독을 바라보며 "감독님, 저희가 이기겠습니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두 팀 마무리의 재치 넘치는 대답도 눈길을 끌었다.
하재훈과 조상우는 결정적인 순간 키움 박병호와 SK 최정을 상대할 때 초구에 어떤 공을 던질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둘 다 빠른 강속구를 자랑하지만 '영업 비밀'을 털어놓기도 모호한 상황에서 하재훈은 옆에 앉은 최정에게서 조언을 듣더니 "너클볼을 던지겠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이에 조상우도 "한 번도 안 던져본 공, 포크볼을 던지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정은 "조상우는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폼에 구속도 빨라서 거짓말 조금 보태면 공이 안 보일 정도"라며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그 운이 내게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단기전인 만큼 하재훈이 정규리그보다 더 까다롭게 승부할 것이고, 힘 있게 던질 것 같다"며 "실투를 놓치지 않느냐의 싸움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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