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 대결, ‘깡마른’속사포에 맥못춘 근육맨
아데산야, UFC 미들급 2차 방어
이스라엘 아데산야가 2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섬의 플래시포럼에서 열린 UFC 253 메인 이벤트에서 파울로 코스타에 2라운드 TKO 승리를 거두며 2차 방어에 성공한 뒤 타이틀 벨트를 허리에 두르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코스타의 안면에 왼발 하이킥을 적중시키는 아데산야(왼쪽)의 모습. UFC KOREA 인스타그램 캡처
세계 최대 격투기단체 UFC 미들급의 ‘깡마른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나이지리아)가 ‘근육질’ 파울로 코스타(브라질·2위)를 잠재우고 타이틀 2차 방어에 성공했다. 각각 19승 무패(아데산야)와 13승 무패(코스타) 행진을 달리던 둘 중 더 강했던 건 긴 리치와 화려한 타격을 앞세운 아데산야였다.
아데산야는 2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섬의 플래시포럼에서 열린 UFC 253 메인 이벤트에서 코스타에 2라운드 TKO 승리를 거두고 미들급 타이틀 2차 방어에 성공했다.
예상보다 실력 차가 더 컸다. 큰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의 소유자인 아데산야는 203.2㎝로 코스타(182.8㎝)보다 훨씬 긴 리치를 활용한 빠르고 정확한 공격을 계속 적중시켰다. 킥복싱 단체 ‘글로리’에서 챔피언을 지내며 익힌 화려한 타격 기술은 코스타의 타격을 압도했다. 근육질 피지컬을 앞세워 경기 내내 전진하며 강한 펀치를 상대방에 적중시키는 코스타의 스타일은 케이지 위에서 나올 새도 없었고, 결국 유효 타격 수에서 55-12로 밀린 끝에 무릎을 꿇었다.
UFC 데뷔 후 연전 연승을 거두며 2년 만에 챔피언에 올랐던 아데산야는 지난 3월 요엘 로메로(쿠바·5위)를 상대로 첫 번째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의 소극적인 플레이 탓에 팬들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오히려 지난해 8월 똑같이 로메로를 상대했던 코스타의 모습이 더 박수를 받았다.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경기 끝까지 주먹을 휘두르며 밝게 웃는 기백을 보여줘서다. 하지만 아데산야는 이날 코스타에 완승을 거두며 비난을 말끔히 씻어냈다.
아데산야는 1라운드부터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코스타를 앞서나갔다. 레그킥을 코스타의 왼쪽 다리에 집중시키며 부담을 누적시켰다. 코스타는 아데산야의 카운터를 의식한 듯 쉽게 선제공격 하지 못했다. 2라운드엔 아데산야의 공세가 더 거세졌다. 한 차례 코스타의 안면에 하이킥을 적중시킨 이후엔 케이지 중앙에서 코스타를 밀어 붙였다. 아데산야는 빈틈을 노려 코스타에 잽을 날린 뒤 관자놀이 쪽에 카운터까지 적중시켜 다운을 빼앗았다. 그리고 수차례 파운딩을 퍼부은 끝에 2라운드 TKO 승리를 차지했다. 경기 뒤 코스타는 무기력하게 주저앉았고, 아데산야는 그 앞에서 윈드밀을 돌며 기쁨을 만끽했다.
아데산야는 “미디어와 팬들은 내 경기를 지루하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은 걸 증명했다”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또 경기 전 코스타가 “옥타곤 안에서 아데산야가 제일 빠르다. 항상 도망 다니기 때문”이라고 말한 걸 비꼬며 “내가 제일 빠르다. 너의 얼굴에 가장 빠르게 펀치를 때릴 수 있는 사람이니까”라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로 아데산야는 미들급 장기 집권의 기반을 마련했다. 타이틀전 4승째를 차지하며 크리스 와이드먼(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롤모델 앤더슨 실바(브라질·11승)과의 격차도 점점 좁혀갈 태세다. 아데산야는 “실바는 위대한 유산을 남긴 선수”라며 다시 한 번 존중심을 나타냈다. 아데산야의 다음 상대는 로버트 휘태커(호주·1위)와 제러드 캐노니어(미국·3위) 맞대결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많아졌다. 아데산야와 맞대결 전적이 없는 캐노니어가 휘태커에 승리를 거두면 아데산야와 바로 통합 타이틀전을 치를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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