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최수종‘ 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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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9 14:02
8일 LG와 KIA의 경기가 열리기 전 광주 고별경기를 앞둔 박용택을 위한 행사가 열렸다. 박용택과 함께한 양 팀 선수들. /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을 끝으로 19년의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LG 레전드 박용택을 위한 행사를 가졌다. 8일 LG전이 열리기 전 맷 윌리엄스 KIA 감독과 주장 양현종이 광주에서의 고별 경기를 앞둔 박용택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LG와 KIA 선수단이 모두 나와 기념 촬영도 했다.
KIA는 최근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은퇴 투어’ 논란에 휩싸였던 박용택에게 처음으로 은퇴 기념행사를 열어준 팀이 됐다. 박용택이 비록 ‘KIA맨’은 아니지만, 최다안타 등 KBO리그에서 위대한 업적을 쌓은 레전드를 예우하는 차원의 행사였다.
윌리엄스 감독, 양현종에게 꽃다발을 받은 박용택. /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올 시즌 KIA는 명실상부한 이벤트의 강자다. 다채롭고 뜻깊은 이벤트로 KIA 팬은 물론 원정 팬들의 마음도 사로잡고 있다. KIA가 열어준 박용택 광주 고별경기 기념행사에 감동한 LG 팬들은 거듭 KIA 구단에 감사를 전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아내 하희라씨를 위한 정성어린 이벤트로 이제는 ‘이벤트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배우 최수종씨를 빗대 ‘KIA가 KBO리그의 최수종’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KIA는 지난 7월엔 두산전을 앞두고 뜻깊은 송별식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경기 직전 양 팀 선수단이 도열했을 때 홍건희를 위한 송별 세리머니를 가진 것이다.
홍건희 송별식 당시 홍건희와 사진을 함께 찍은 KIA의 동갑내기 친구들. / KIA 제공
2011년 KIA에 입단해 10년 동안 뛴 투수 홍건희는 지난 6월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이날 경기는 홍건희가 두산으로 트레이드되고 처음 친정팀 KIA와 맞붙은 날이었다. 윌리엄스 감독과 양현종이 홍건희에게 꽃다발을 주며 격려 인사를 건넸다. 조계현 단장은 홍건희의 KIA 시절 백넘버가 새겨진 사인 유니폼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그다음 장면이 폭소를 자아냈다. 작년까지 두산에서 뛰고 올해 KIA 유니폼을 입은 홍상삼에게 두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자며 부른 것이다. 홍상삼은 늘어서 있던 두산 선수들과 손을 마주치고 해맑게 웃었다.
문경찬과 박정수 송별회. 윌리엄스 감독과 양현종이 두 선수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 KIA 제공
특별한 송별회는 8월에도 이어졌다. 트레이드로 NC 유니폼을 입게 된 문경찬과 박정수를 위해 KIA가 또 한 번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에도 윌리엄스 감독과 양현종이 꽃다발을 건넸고, 조계현 단장은 옛 동료들의 사인이 담긴 KIA유니폼을 액자에 넣어 두 선수에게 증정했다. NC에서 KIA로 온 김태진과 장현식도 NC 더그아웃으로 가서 예전 동료들과 인사를 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에게 인삼주를 받은 윌리엄스 감독. / 스포츠조선
KIA는 감독부터 이벤트에 능하다. 윌리엄스 감독이 상대팀 사령탑을 처음 만날 때 와인 한 병을 선물로 건넨 것이 ‘와인 투어’로 이어졌다. 윌리엄스의 와인 선물에 상대팀 감독들도 답례품을 준비하면서 선물 교환이 하나의 이벤트가 됐다. 지난달 박경완 SK 감독대행을 끝으로 ‘와인 투어’는 성대하게 마무리됐다.
KIA의 에너자이징 데이에서 분장을 한 선수들. / KIA 인스타그램
윌리엄스 감독의 이벤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의 제안으로 지난달 31일 메이저리그식 이벤트가 펼쳐졌다. ‘에너자이징 데이’라 이름 붙은 행사로 젊은 선수들이 각종 캐릭터 의상을 입고 서울 원정길에 나섰다.
정해영(타노스)과 홍종표(헐크), 박민(아이언맨), 김규성(스파이더맨), 오선우(유치원생), 서덕원(토르), 남재현(수퍼맨), 김현수(이소룡), 황대인(패션셀럽), 이진영(손오공), 차명진(해리포터) 등이 분장에 참가해 웃음을 줬다. 특히 하얀 옷으로 치장하고 가발을 쓴 황대인이 ‘신 스틸러’였다.
8월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KIA 선수단은 이날 서로의 분장을 평가하고 ‘셀카’를 찍으며 오랜만에 웃음꽃을 피웠다. ‘에너자이징 데이’를 통해 에너지를 얻은 덕분인지 KIA는 이번 달 6승1패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만 11차례 차지한 타이거즈는 KBO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이다. 하지만 전통의 명문이라며 무게를 잡는 대신 다양하고 의미 있는 이벤트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KIA가 만들어가는 따뜻한 야구에 팬들도 즐겁다.
[장민석 기자 jordantic@chosun.com]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을 끝으로 19년의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LG 레전드 박용택을 위한 행사를 가졌다. 8일 LG전이 열리기 전 맷 윌리엄스 KIA 감독과 주장 양현종이 광주에서의 고별 경기를 앞둔 박용택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LG와 KIA 선수단이 모두 나와 기념 촬영도 했다.
KIA는 최근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은퇴 투어’ 논란에 휩싸였던 박용택에게 처음으로 은퇴 기념행사를 열어준 팀이 됐다. 박용택이 비록 ‘KIA맨’은 아니지만, 최다안타 등 KBO리그에서 위대한 업적을 쌓은 레전드를 예우하는 차원의 행사였다.
윌리엄스 감독, 양현종에게 꽃다발을 받은 박용택. /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올 시즌 KIA는 명실상부한 이벤트의 강자다. 다채롭고 뜻깊은 이벤트로 KIA 팬은 물론 원정 팬들의 마음도 사로잡고 있다. KIA가 열어준 박용택 광주 고별경기 기념행사에 감동한 LG 팬들은 거듭 KIA 구단에 감사를 전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아내 하희라씨를 위한 정성어린 이벤트로 이제는 ‘이벤트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배우 최수종씨를 빗대 ‘KIA가 KBO리그의 최수종’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KIA는 지난 7월엔 두산전을 앞두고 뜻깊은 송별식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경기 직전 양 팀 선수단이 도열했을 때 홍건희를 위한 송별 세리머니를 가진 것이다.
홍건희 송별식 당시 홍건희와 사진을 함께 찍은 KIA의 동갑내기 친구들. / KIA 제공
2011년 KIA에 입단해 10년 동안 뛴 투수 홍건희는 지난 6월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이날 경기는 홍건희가 두산으로 트레이드되고 처음 친정팀 KIA와 맞붙은 날이었다. 윌리엄스 감독과 양현종이 홍건희에게 꽃다발을 주며 격려 인사를 건넸다. 조계현 단장은 홍건희의 KIA 시절 백넘버가 새겨진 사인 유니폼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그다음 장면이 폭소를 자아냈다. 작년까지 두산에서 뛰고 올해 KIA 유니폼을 입은 홍상삼에게 두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자며 부른 것이다. 홍상삼은 늘어서 있던 두산 선수들과 손을 마주치고 해맑게 웃었다.
문경찬과 박정수 송별회. 윌리엄스 감독과 양현종이 두 선수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 KIA 제공
특별한 송별회는 8월에도 이어졌다. 트레이드로 NC 유니폼을 입게 된 문경찬과 박정수를 위해 KIA가 또 한 번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에도 윌리엄스 감독과 양현종이 꽃다발을 건넸고, 조계현 단장은 옛 동료들의 사인이 담긴 KIA유니폼을 액자에 넣어 두 선수에게 증정했다. NC에서 KIA로 온 김태진과 장현식도 NC 더그아웃으로 가서 예전 동료들과 인사를 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에게 인삼주를 받은 윌리엄스 감독. / 스포츠조선
KIA는 감독부터 이벤트에 능하다. 윌리엄스 감독이 상대팀 사령탑을 처음 만날 때 와인 한 병을 선물로 건넨 것이 ‘와인 투어’로 이어졌다. 윌리엄스의 와인 선물에 상대팀 감독들도 답례품을 준비하면서 선물 교환이 하나의 이벤트가 됐다. 지난달 박경완 SK 감독대행을 끝으로 ‘와인 투어’는 성대하게 마무리됐다.
KIA의 에너자이징 데이에서 분장을 한 선수들. / KIA 인스타그램
윌리엄스 감독의 이벤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의 제안으로 지난달 31일 메이저리그식 이벤트가 펼쳐졌다. ‘에너자이징 데이’라 이름 붙은 행사로 젊은 선수들이 각종 캐릭터 의상을 입고 서울 원정길에 나섰다.
정해영(타노스)과 홍종표(헐크), 박민(아이언맨), 김규성(스파이더맨), 오선우(유치원생), 서덕원(토르), 남재현(수퍼맨), 김현수(이소룡), 황대인(패션셀럽), 이진영(손오공), 차명진(해리포터) 등이 분장에 참가해 웃음을 줬다. 특히 하얀 옷으로 치장하고 가발을 쓴 황대인이 ‘신 스틸러’였다.
8월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KIA 선수단은 이날 서로의 분장을 평가하고 ‘셀카’를 찍으며 오랜만에 웃음꽃을 피웠다. ‘에너자이징 데이’를 통해 에너지를 얻은 덕분인지 KIA는 이번 달 6승1패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만 11차례 차지한 타이거즈는 KBO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이다. 하지만 전통의 명문이라며 무게를 잡는 대신 다양하고 의미 있는 이벤트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KIA가 만들어가는 따뜻한 야구에 팬들도 즐겁다.
[장민석 기자 jordantic@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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