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캠프 가족초청, 예상과 다른 선수단 반응 `왜?`

한화 이글스의 이번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특별요소 중 하나였던 선수 가족초청행사, 일명 ‘패밀리위크’가 잠잠하다. 선수들 참여가 예상보다 저조했는데 이유가 있었다. 치열하고 뜨거운 경쟁분위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한용덕 감독은 서산서 신인훈련을 지켜보던 중 2019년 스프링캠프 때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캠프가 한창 진행되는 3주 정도 시간이 지날 무렵, 선수들의 아내와 자녀, 부모님을 초청해 최대 일주일 정도 함께 생활하는 일명 패밀리위크 시스템을 신설, 캠프지만 국내에서처럼 출퇴근하고 또 동시에 동반 연습경기 관람 등 팬투어 행사도 겸하는 일종의 선수 친화 이벤트를 구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한화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가 뜨거운 경쟁분위기 속 절정을 맞고 있다. 선수단은 이러한 경쟁 분위기 속 계획된 캠프 가족초정행사보다 훈련에 더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한화가 25일 삼성전 연습경기 승리한 직후 모습. 사진(日 오키나와)=옥영화 기자 한 감독이 이를 추진한 데는 의도가 있었다. 무려 40일여를 낯선 타국에서 지내야하는데 선수들이 느낄 외로움과 지루함이 상당할 터. 이를 방지하고 또 캠프 특성상 오후부터 생길 시간적 여유 때 가족과 함께 안정적 생활을 보내라는 의도가 포함됐었다. 선수들의 정서적 안정 및 효율적 자기관리, 훈련효과 극대화를 위한 해결책을 찾아 나섰고 가족초정 제도에서 긍정적 전망을 그린 것이다. 한 감독 개인적 경험도 이를 더했다. 최근 일부 선수들이 구단 몰래 가족들을 부르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기에 아예 이를 양성화해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였다.

선수들 반응은 뜨거웠고 한화 구단도 관련 후속 업무에 착수했다. 한 감독은 야구계 오랜 캠프문화를 뒤흔드는 이번 변화에 대해 조심스러워했지만 “우리가 먼저 바꿔보기로 했다”며 변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거론된 시기는 2월 중순 정도였다. 하지만 2월말 현재 예상과는 달리 패밀리위크 반응은 뜨겁지 않다. 소리소문없이 지나가는 느낌을 준다. 이유가 있었다. 선수들의 참여가 예상보다 크게 저조했던 것.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캠프 출발전과 달리 막상 계획을 취소하거나 망설인 선수들이 꽤나 많았고 이는 캠프 시작 후 더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패밀리위크 거대한 이벤트도 신규문화로 자리 잡지 못했다.

선수들이 마음을 바꾼 것은 이번 캠프 기간 조성된 살얼음판 경쟁 구도 때문이다. 지난 시즌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치르며 성과를 낸 한화는 올 시즌 또 다른 시험대 속 경쟁이 더 가열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인 새 얼굴들은 물론, 기적을 꿈꾸는 신인들, 여기에 절치부심 각오로 의지를 불태우는 베테랑들까지 가세하며 캠프가 사실상 미리 보는 시즌의 시작이 됐다.

한화가 이번 스프링캠프 신예는 물론 베테랑까지 합세한 뜨거운 경쟁모드로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25일 삼성전 연습경기 승리 직후. 사진(日 오키나와)=옥영화 기자 선수들 눈빛부터 다르다. 지난 23일, 24일 모처럼의 파격 연휴가 주어졌지만 선수들 대부분은 개인훈련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다. 휴식을 취한다 해도 다른 무엇을 할 여유가 없어 간단한 산책과 쇼핑, 재충전 수면에 집중했다. 선수단 전체가 차분하고 단촐하게 연휴를 보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가족들을 데려오는 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독하게 마음먹은 캠프기간, 마음이 약해질 수 있고 개인훈련 및 단체훈련 페이스가 흐트러질 수도 있어 이것이 경쟁 구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인식으로 이어졌다. 많은 선수들이 캠프 시작 후 패밀리위크 행사 참여를 포기한 이유다.

그만큼 한화의 이번 스프링캠프는 벌써부터 치열하고 뜨거운 경쟁구도가 벌어지고 있다. 과감한 리빌딩 여기에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제로베이스 구도까지. 한 감독이 여유를 줘도 선수들이 마냥 따르기 힘든 무한경쟁 분위기 속 선수단은 휴식보다는 캠프본연의 의미에 집중, 눈도장을 받기 위한 혈투를 펼치고 있다. 예상 밖 반응이지만 선수단의 이와 같은 강한 의지 속 한 감독은 물론 구단도 한편으로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

의지의 효과가 나오고 있는 것일까. 한화는 25일 삼성을 대파하며 캠프 연습경기 첫승을 따냈는데 신인은 물론 베테랑들까지 활약하며 그 뜨거운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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