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포기하고 경쟁자 부축한 5,000m 선수…IAAF·IOC '찬사'
남자 5,000m 예선에서 탈진한 선수 부축하고 결승선 통과한 다보
다보 "함께 가자"(도하 AP=연합뉴스)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기니비사우에서 온 브라이마 다보(오른쪽)가 2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5,000m 1조 예선에서 조너선 버스비(아루바)를 부축하며 달리고 있다.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첫날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선수는 남자 5,000m 예선에서 탈락한 브라이마 다보(26·기니비사우)였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다보를 '빛나는 동료애를 발휘한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다보는 2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5,000m 예선 1조 경기를 치렀다.
셀레먼 바레가(에티오피아)는 13분24초6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조 18위 타리크 알 암리(남아프리카공화국)는 14분21초19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미 다음 경기를 위해 트랙을 정비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다보는 결승점 200m 지점부터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지친 조너선 버스비(아루바)를 부축하며 달리고 있었다.
15분이 지나고, 16분이 지나도 버스비와 다보는 결승선에 다다르지 못했다.
경기 중 동료를 부축하는 다보(도하 로이터=연합뉴스)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기니비사우에서 온 브라이마 다보(왼쪽)가 2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5,000m 1조 예선에서 조너선 버스비(아루바)를 부축하며 달리고 있다.
그러나 다보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세를 바꿔가며 버스비를 부축했고, 결국 18분10초87에 레이스를 마쳤다.
관중들은 3분여간 다보와 버스비를 향해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다보는 경기 뒤 IAAF와의 인터뷰에서 "버스비를 앞서가는 것보다 그를 도와 함께 결승선에 도달하는 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나와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보와 버스비를 향한 관심(도하 EPA=연합뉴스) 브라이마 다보(가운데)가 2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5,000m 1조 예선에서 조너선 버스비(왼쪽)를 부축해 레이스를 마치고 있다.
기니비사우는 아프리카 서부 대서양 연안에 있는 작은 나라다. 인구는 200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다보는 "경기 전까지는 기니비사우를 대표해 큰 대회에 출전하는 걸 가장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기 중에 나라를 대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있었고, 기꺼이 그 선수(버스비)를 도왔다"고 덧붙였다.
버스비의 부상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버스비는 '레이스 중 타인의 도움을 받아' 실격 처리됐다.
그러나 일면식도 없는 다른 나라 선수를 도운 다보는 첫 페이지를 연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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