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테니스, 10대 돌풍과 세레나 윌리엄스의 가치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레나 윌리엄스(8위·미국)를 2-0으로 제압하고 우승한 19세 신예 비앙카 안드레스쿠(15위·캐나다)가 트로피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욕 AP, 연합뉴스
[쇼미 더 스포츠-183] 2019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US오픈의 최종 승자는 비앙카 안드레스쿠(캐나다)가 차지했다. 2000년 6월에 태어난 안드레스쿠는 만 20세가 되기 전(19세 83일)에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쥔 역대 13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여자테니스에서 10대 선수가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한 것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2004년 윔블던을 차지한 후, 15년 만의 일이다. 처음 출전한 US오픈 본선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린 안드레스쿠는 강력한 서브와 파워를 앞세워, 자신보다 19살이나 많은 '테니스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를 압도했다.
스포츠에서 젊은 신예, 특히 10대 선수의 선전은 늘 주목 받는 이슈이다. 팬들은 늘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기대한다. 식상함을 싫어하고,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여자테니스 또한 마찬가지이다. 만 17세 나이의 슈테피 그라프는 나브라틸로바를 이기고, 프랑스오픈을 차지했고, 그 그라프는 몇 년 뒤 16세의 모니카 셀레스에게 패했다. 마르티나 힝기스는 16세 나이에 1997년, 그랜드슬램 4개 대회 결승에 모두 올라 이 중, 3개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해내며, 많은 화제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들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여자테니스 역대 최고 선수 중 한 명이자, 최다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세레나 윌리엄스 또한 17세 350일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안드레스쿠가 그라프, 셀레스, 힝기스, 세레나, 샤라포바의 뒤를 이을지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지만, 15년 만의 '10대 소녀의 세계제패'라는 타이틀은 충분히 흥미롭고, 또 가치 있는 이슈임이 분명하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레나 윌리엄스(8위·미국)가 신예 비앙카 안드레스쿠(15위·캐나다)의 볼을 받아치고 있다. /사진=뉴욕 AFP, 연합뉴스
반면, 안드레스쿠의 결승전 상대인 세레나 윌리엄스는 불행했다. US오픈이 열리는 뉴욕, 그리고, 빌리진 킹 국립 테니스 센터는 그녀의 홈이나 같은 곳이다. 관중들은 결승전에서 세레나를 열렬히 외쳤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속해서 결승전에서 아서 애시 스타디움을 밟은 선수는 남녀단식 통틀어 세레나가 유일했지만, 아쉽게도 우승 트로피는 그녀의 것이 되지 못했다. 세레나는 지난해와 올해 US오픈에서 두 번 모두 새로운 스타 탄생을 위한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전설'인 마거릿 코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보유한 세레나에게 계속되는 그랜드슬램 준우승(복귀 이후 총 4회)은 선수 본인에게는 물론 팬들에게도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징크스로 굳어질 수도 있고, 이제 세레나의 시대가 끝났음을 보여주는 시그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면, 세레나의 '지금'은 다른 스타들과는 차원이 다른 여자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평가 받기에 충분하다. 세레나의 첫 그랜드슬램 우승은 앞에서도 얘기했다시피, 만 17세350일로 역대 여섯 번째에 해당한다. 엄청난 기록임에 분명하지만 최고는 아니었으며, 그녀 이전과 이후에도 10대에 그랜드슬램을 제패한 스타들은 늘 있어 왔다. 하지만 현재 세레나 나이인 만 38세의 나이에 그랜드슬램 결승에 오른 선수는 없다. 게다가 그녀는 오픈 시대 이후, 가장 많은 나이에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한 여자 선수이기도 하다.
스포츠스타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전성기가 있다. 인생의 가장 화려한 황금기는 대게 젊은 시기에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화려한 전성기는 대체적으로 그리 길지 않다. 여자선수들은 더욱 그러하다. 상대적으로 신체 변화가 심하고, 임신·출산 등으로 인한 변수가 남자보다 많기 때문이다. 철저한 관리를 통해 극복해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힝기스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10대 때의 활약을 30대 중·후반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부상이나 불미스러운 사고 등 다 이런저런 이유는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세레나만큼 꾸준하게 오랫동안 정상에 있던 선수는 나브라틸로바 정도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세레나는 결혼과 출산을 했고, 다시 코트로 돌아와 그랜드슬램 결승무대를 무려 4번이나 밟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고, 이제는 팬들이 세레나가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것에 조금씩 더 익숙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승패라는 결과가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때로는 꾸준함이 새로운 것보다 더 가치가 있으며, 그 꾸준함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서만 빛을 발한다.
세레나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선수이다. 많은 논란을 일으켰고, 이슈를 만들고 다녔다. 하지만 한국 나이로 불혹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세레나가 지금까지 센터 코트의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인정받아 마땅하다. 마거릿 코트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 여부는 그다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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