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싸워온 유희관 "언젠가 저도 인정받을 수 있겠죠?"
유희관(33, 두산)이 공이 느리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값진 대기록을 달성했다.
유희관은 지난 20일 잠실 KIA전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107구 호투로 시즌 10번째 승리를 챙겼다. 지난 2013년부터 7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KBO리그 역사에서 7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투수는 단 3명뿐이다. KT 이강철 감독이 해태 시절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연속 10승에 성공했고,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한화에서 1992년부터 1999년까지 8년 연속 10승을 거뒀다. 그리고 팀 동료 장원준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경찰청 2년을 제외하고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다. 유희관이 역대 4번째로 7년 연속 10승에 도달했다.
경기 후 만난 유희관은 “나 혼자 이뤄낸 기록이 아니다. 두산에 입단해 좋은 감독님, 코치님, 야수, 포수들을 만나 이런 기록을 쓸 수 있었다”며 “돌이켜보면 기쁨보다 고마운 분들이 더 생각나는 하루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날(19일) 더블헤더 승리와 최근 치열해진 선두 싸움에 더욱 힘을 냈다. 유희관은 “기록을 세우고 싶어 열심히 던졌지만 무엇보다 더블헤더에서 동료들이 너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힘을 냈다. 순위 싸움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가 미라클 두산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1위도 노릴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희관은 이날 7회까지 투구수가 102개에 달했지만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두 타자를 상대하고 마운드를 넘겼다. 덕분에 1루 홈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유희관 역시 모자를 흔들며 이에 화답했다.
유희관은 “평소보다 팬들의 함성이 컸다. 나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나와 모자를 벗고 세리머니를 했다”고 웃으며 “박수를 받으며 내려온다는 게 참 멋있다. 나도 감사하다는 의미로 모자를 벗었다”라고 당시의 벅찬 감정을 전달했다.
장충고-중앙대를 나온 유희관은 2009년 2차 6라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초반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며 상무서 병역을 먼저 해결했지만 2013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매김해 꾸준함을 과시했다. 이미 2015년 18승으로 두산 좌완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고, 7년 연속 10승은 종전 자신의 6년 연속을 넘어선 두산 최초 기록이다. 빠른 공 없이 오로지 제구력과 완급조절로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유희관은 “내가 이런 기록을 썼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면서도 “아직까지 난 편견과 싸우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기록을 세울 때보다 덜 이슈가 되고 덜 인정받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라고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한 시즌 18승에도 국가대표에 승선하지 못했고, 여전히 야구계에는 공이 느리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유희관은 “내가 기록을 묵묵히 쌓아간다면 언젠가는 나도 인정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공이 느리지만 성공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는 걸 끝까지 보여주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유희관은 전날 승리로 개인 통산 86승을 달성했다. 이제 8년 연속 10승과 함께 통산 100승이라는 목표가 생겼다. 유희관은 “100승을 하게 되면 너무 영광스러울 것 같다. 두산 좌완의 모든 기록을 써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내년에도 잘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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