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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마이너리거가 ‘연봉 160억’… 황당한 재앙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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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너리그 신분으로 내년에도 연봉 160억 원을 받는 러스니 카스티요[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만 32세의 이 선수는 2017년 이후 줄곧 트리플A 무대에서만 뛰었다.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메이저리그 팀의 스타 선수들을 밀어내기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메이저리그 출전은 2016년이었다.

다른 팀 같았으면 벌써 정리했을 선수다. 만 32세의 만년 마이너리그 선수를 트리플A팀에 데리고 있다는 자체가 로스터 낭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선수는 귀한 몸이다. 2020년 연봉이 무려 1350만 달러(약 160억 원)에 이른다. 탬파베이 25인 로스터의 연봉 총액의 20% 정도인 거금이다.

보스턴 팬, 그리고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역대 최악의 계약 사례로 남아 있는 러스니 카스티요(32·보스턴)가 이 황당한 고액 연봉자다. 카스티요는 자신의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2020년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취득) 조항을 깨끗하게 포기했다. 그는 2020년 보스턴으로부터 또 1350만 달러를 받는다.

이 재앙과 같은 일은 2014년 8월 24일 시작됐다. 보스턴은 쿠바 출신 슬러거로 주가를 높이고 있었던 카스티요와 7년간 7250만 달러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아무 것도 검증된 것이 없는 선수에게는 거금이었다. 하지만 그가 ‘실력자’가 아니라는 것은 금세 드러났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4년 10경기, 2015년 80경기, 2016년 9경기 출전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세 시즌에서 99경기 출전에 그친 카스티요는 타율 0.262, 7홈런, 35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퇴장했다. 실수를 뼈저리게 느낀 보스턴은 2016년 6월 그를 웨이버 처리했다. 하지만 잔여연봉을 지불하면서 그를 데려갈 팀은 당연히 없었고, 그는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기약 없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트리플A에서 타율 0.314, OPS(출루율+장타율) 0.857, 2018년에는 타율 0.319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타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결정적으로 보스턴이 카스티요를 부르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40인 로스터에 올리는 순간 그의 연봉이 사치세 기준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자리도 없는데다 이것까지 생각하면 차라리 그냥 마이너리그에 두는 게 나았다.

카스티요는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와 인터뷰에서 “다른 대안이 없는데 계약을 끝낼 수는 없었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옵트아웃을 해봐야 그는 마이너리그 계약이 고작이다. 그럴 바에는 1350만 달러라도 취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보스턴은 또 불필요한 지출을 한다. 다행인 것은 이 악성 계약이 내년이면 끝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스티요가 마냥 놀고먹는 것(?)은 아니다. 카스티요는 언젠가는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그는 계속 보스턴 근교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 물론 2020년에도, 적어도 보스턴 유니폼을 입은 그를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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