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삼진 머신’ 라이블리, 삼성 외국인투수 잔혹사 끊을까
삼성 선발 라이블리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라이블리가 다시 한 번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과시했다.
라이블리는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4승을 수확했다. 시즌 성적은 8경기(50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3.78이다.
삼성은 지난 몇 년간 유독 외국인투수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지금은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밴덴헐크(2013-14년), 2015년 13승을 기록한 피가로 정도를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활약을 한 투수가 없었다.
올 시즌에도 헤일리-맥과이어 조합이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헤일리는 19경기(87⅔이닝) 5승 8패 평균자책점 5.75, 맥과이어는 21경기(112⅓이닝) 4승 8패 평균자책점 5.05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모두 팀을 떠났다.
하지만 대체 외국인 투수로 8월 팀에 합류한 라이블리는 내년을 기대하게 만드는 좋은 투구를 펼치고 있다. 특히 뛰어난 탈삼진 능력이 눈에 띈다.
라이블리는 50이닝 동안 탈삼진 54개를 잡아냈다. 9이닝당 탈삼진은 9.72로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106명 중 7위다. 라이블리보다 높은 9이닝당 탈삼진을 기록한 6명의 투수(고효준, 배재환, 고우석,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는 모두 불펜투수로 선발투수 중에서는 탈삼진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
라이블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평균 140km 중반대, 최고 150km가 넘는 직구와 투심이다. 빠른 구속만큼이나 묵직한 구위와 꿈틀거리는 움직임을 자랑하는 라이블리의 속구는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든 구종이다.
이날 경기에서 라이블리는 6개의 탈삼진 중 5개를 직구와 투심으로 잡아냈다. 라이블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빠른 공은 언제나 편하고 자신있게 던질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빠른 공은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라이블리가 그동안 실패했던 삼성 외국인 투수들과 가장 다른 점은 안정적인 제구다. 올 시즌 라이블리가 50이닝 동안 내준 볼넷은 11개밖에 되지 않는다. 9이닝당 볼넷은 1.98로 50이닝 이상 투수 중 14번째로 낮다. 선발투수 중에서는 7번째다.
라이블리는 “처음 한국에 와서 몇 경기 동안은 마운드와 스트라이크 존이 미국과 다른 느낌이 들어서 어색함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 잘 적응했다. 덕분에 공도 더 편안하고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라이블리는 지난달 13일 데뷔전에서 5이닝 동안 4볼넷을 허용했지만 이후에는 1경기에서 볼넷을 2개 이상 내주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
삼성은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투수의 실패였다. 라이블리는 다음 시즌에도 삼성 유니폼을 입고 삼성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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