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스타→후배 폭행 징계...‘전설’ 이승훈의 몰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 빙상계 전설로 불리던 이승훈(31)이 몰락했다. 후배 폭행 혐의라는 차마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이유로 잠시 스케이트를 벗게 됐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대한체육회 대회의실에서 제35차 스포츠 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를 열고 이승훈의 재심청구에 대해 기각을 결정했다.
이승훈은 한국 빙상계의 간판스타다.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10000m에서 금메달,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팀 추월 은메달,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금메달 등을 목에 걸며 이름을 떨쳤고, 준수한 외모와 재기 넘치는 입담까지 겸비해 많은 인기를 얻었던 선수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영광의 순간을 뒤로한 채 그는 출전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아 고개를 숙여야 했다. 지난 2011년, 2013년, 2016년 해외 대회를 치르는 동안 숙소 및 식당에서 후배 선수 2명에게 폭행 및 가혹 행위를 한 사실이 지난해 5월 문회체육관광부의 연맹 특정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
당시 이승훈은 “훈계를 한 것일 뿐”이라며 논란을 잠재우려 했으나,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7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폭행 정황이 드러났다”며 출전정지 1년 중징계를 내렸다.
이승훈은 “억울한 부분이 있고 직접 소명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규정상 징계를 통보받은 7일 이내에 상위기관인 공정위에 재심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징계를 번복할 새로운 근거나 정황이 없다’는 이유로 그의 소명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징계 수위는 그대로 유지됐다.
이로써 이승훈은 내년 9월까지 국내에서 열리는 모든 빙상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사실상 국제대회 출전 역시 불가능하다. 오는 10월 진행되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하지 못하기에, 국제대회 출전 자격 자체를 얻을 수 없다. 한때는 한국 빙상계의 간판으로 불렸던 이가 ‘후배를 폭행한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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