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 2년만에 100m 10초69.. '한국의 볼트'가 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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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귀화선수 비웨사 다니엘
최근 한국 육상 남자 고등부 단거리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고교에 입학한 뒤에야 체계적인 훈련을 받기 시작한 늦깎이 스프린터가 100m 무대를 휘젓기 시작해서다. 주인공은 안산 원곡고 2학년인 비웨사(성) 다니엘 가사마(17·이하 다니엘·사진)이다.
경기 안산에서 나고 자랐고 이 지역에서 ‘잘 뛰는 아이’로 유명했던 다니엘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부모님과 함께 2018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그해 11월 엘리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타고난 신체조건과 잠재력을 알아보고 선수의 길로 이끈 김동훤 원곡고 코치 밑에서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은 다니엘은 입문 1년 8개월 만인 올 7월 경북 예천에서 열린 KBS배 육상대회 남고부 100m에서 개인 최고기록인 10초69로 첫 우승을 맛봤다.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다니엘의 현재 기록은 올 시즌 고등부 2위. 남자부 전체에서는 아직 14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잠재력이 무궁무진해 한국 육상 최초로 ‘꿈의 9초대’에 진입할 유망주로 꼽힌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성봉주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키가 180.4cm인 다니엘은 다리(100.2cm)가 2000∼2019년 남자 단거리 국가대표 선수 115명의 평균(94.3cm)보다 길어 넓은 보폭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무릎 아랫부분의 길이가 53.1cm로 국가대표 평균(48.2cm)보다 약 5cm나 길다. 달릴 때 힘을 많이 쓰는 아킬레스건부터 길기 때문에 단거리 선수로는 신체적으로 타고났다. 탄력도 좋아 눈에 띄는 기록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열흘간의 강원 태백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달 28일 집에 돌아왔다는 다니엘을 만난 건 훈련이 없던 31일이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책가방에 러닝화를 챙겨온 그는 인터뷰를 마친 뒤 어디론가 달리러 간다고 했다. “기왕 나왔는데 안 뛰고 들어가면 잠이 안 올 것 같아서요(웃음).”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위는 잠시 멈췄어도 ‘한국 육상 스타’를 꿈꾸는 다니엘의 질주는 멈추지 않고 있다.
안산=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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