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헤더 ‘싹쓸이’… 두산, 정규시즌 우승 불씨 살렸다

프로야구 두산과 SK는 사연이 많다. 김경문 전 NC감독이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7∼2008시즌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SK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SK는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 지난해 6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또다시 두산을 무너뜨렸다.

두산은 정규리그를 압도적 1위로 끝내고도 SK와의 상대전적은 8승8패에 그쳤고,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덜미를 잡혔다. 이렇게 결정적 순간에 패배가 쌓이다 보니 두산팬들에게 SK는 그 어떤 팀보다 이기고 싶고 이겨야 하는 팀이 됐다.

올 시즌도 18일까지 상대전적 7승7패로 막상막하의 승부를 벌인 두 팀이 포스트시즌을 코앞에 둔 1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더블헤더를 치렀다. 최종 결과는 두산의 2전 전승. 두산은 1차전을 6-4로, 2차전을 7-3으로 잡아냈다. 이로써 두산은 9승7패로 상대전적 우위를 잡고 SK와의 정규시즌 경기를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 때 SK를 만나더라도 올해만큼은 자신감을 가지고 대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날 2승으로 키움을 제치고 다시 2위에 오르는 소득도 거뒀다.

더블헤더 1·2차전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가 펼쳐진 가운데, 두경기 모두 승부의 중심에는 오재일(32)이 자리했다. 1차전 3회초 1-1 동점 만루 상황에서 만든 좌중간 안타로 결승타의 주인공의 된 오재일은 2차전에서는 2-3으로 끌려가던 8회, SK 구원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후 두산은 9회 오재일의 적시타 등에 힘입어 3점을 더 뽑으며 SK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두산 오재일이 1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 더블헤더 1차전에서 3회초 좌중간 안타를 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2차전은 두산 선발투수 이영하(22)의 호투도 빛났다. 이날 이영하는 9이닝 동안 공 105개를 던지며 안타 4개만 내주고 8개의 삼진을 잡으며 볼넷은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투구로 데뷔 첫 완투승을 거뒀다. 3.82이던 평균자책점은 3.77로 낮아졌다. 제이미 로맥과 김강민에게 홈런을 맞아 3자책점을 내줬지만 끝까지 마운드를 지켜낸 것이 8회 역전의 밑거름이 됐다.

한편, 올시즌 최하위가 유력한 롯데는 미리 다음 시즌 대비에 나섰다. 지난 2일 37세의 메이저리그 구단 프런트 출신 성민규 단장을 새로 선임하며 다시 개혁의 칼날을 뽑더니 한발 더 나아가 19일 제리 로이스터(67)를 비롯한 외국인 감독 후보와 국내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신임 감독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은 암흑기를 보내고 있던 2008년 롯데의 감독으로 부임해 3년간 이끌며 매해 팀을 가을야구에 진출시켰다. 이런 로이스터는 팬들 사이에서 여전한 영웅이다. 롯데는 이외에도 KBO리그 현대에서 선수로 활약하다가 미국 마이너리그 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스콧 쿨바(53), 래리 서튼(49) 등도 감독 후보로 포함됐다고 전했다. 성 단장은 지난 17일 이들과의 심층면접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여기에 공필성 현 감독대행을 포함한 4∼5명의 국내 후보들도 면담 대상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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