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는 슈퍼소닉 이대형, 은퇴 장소는 수원? 잠실?

kt 위즈 이대형이 2017년 5월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더그아웃 난간에 기대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수원 |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KBO리그 통산 도루 3위(505개)에 빛나는 ‘슈퍼소닉’ 이대형(37)이 현역 생활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겨울 KT 구단으로부터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이대형은 현역 연장을 위해 해외리그 진출도 고려했지만 결국에는 유니폼을 벗게 됐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대형의 소속팀이었던 KT의 관계자는 “이대형 선수의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다. 보통 은퇴와 함께 코치직 논의도 이어가는데 이대형 선수의 경우 몇 년 더 뛰고 싶다는 의사를 비췄다. 해외리그도 생각했던 것으로 안다. 아쉽게도 우리와 인연을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직 완전히 마침표가 찍힌 것은 아니다. KT는 물론 이대형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이상을 뛰었던 LG도 이대형의 공식 은퇴발표 후 은퇴식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KT 관계자는 지난 11일 “이대형 선수가 단장님이나 운영팀장님에게 은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때문에 은퇴식을 얘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도 “우리 팀의 경우 선수가 은퇴의사를 밝히면 선수의 이력 등을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해왔다. 선수 의사를 최대한 들어보고 은퇴식도 꾸준히 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KT는 지난해 이진영을 비롯해 2018년 김사율, 2016년 장성호 등 현역 생활의 마지막을 KT에서 장식한 선수들의 은퇴식을 진행해왔다. 선수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구단에서 먼저 은퇴식을 제안하고 은퇴식 일정도 선수 의사를 최대한 반영했다. 이진영이 LG전, 김사율이 롯데전, 장성호가 KIA전에 맞춰 은퇴식을 한 것도 KT 구단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외국인선수 최초 100승을 달성한 더스틴 니퍼트의 기념 이벤트도 니퍼트가 7년을 뛴 두산전에 맞춰 진행했다. KT는 이대형에게도 의사를 확인한 후 은퇴식을 비롯한 향후 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2008년 9월 18일 잠실 SK-LG전 3회말 2사 1,3루에서 1루주자 LG 이대형이 2루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잠실 | 스포츠서울DB

만일 KT 구단이 이대형의 은퇴식을 열지 않을 경우 이대형의 친정팀 LG에서 은퇴식을 진행할 확률도 있다. LG 차명석 단장은 “개인적으로는 우리도 메이저리그(ML)처럼 은퇴식을 위해 한 경기 계약을 하는 것을 해봤으면 좋겠다”며 “구단 차원에서 의논을 해야하고 선수단과 팬분들의 생각도 들어봐야 한다. 그래도 일단 기본적으로 나는 이대형 은퇴식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만일 잠실구장에서 이대형 은퇴식이 열린다면 그 무대는 정규시즌 막바지가 될 전망이다. 정규시즌 종점이 보이는 시점에서 이대형을 등록선수 명단 마지막 자리에 영입하고 은퇴식 이벤트를 여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다. 

2007년 4월 26일 대전 LG-한화 경기 7회초 2사 1루서 LG 이대형이 박용택의 타석때 2루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대전 | 스포츠서울DB

물론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이대형이 LG를 떠난 것도 어느덧 7년이 지났다. 2007년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도루왕에 오르며 주전으로 도약했던 이대형은 2010년까지 4연속시즌 도루왕 타이틀을 따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전후로 야구붐, 그리고 뛰는 야구 붐이 일면서 이대형의 몸을 날리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에 많은 LG팬들이 환호했다. 하지만 이후 이대형은 점점 주전보다는 백업으로 출장하는 횟수가 늘었고 2013년 겨울 KIA와 FA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기자가 SNS를 통해 LG 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384명 중 74.7%는 이대형 은퇴식 찬성, 25.3%는 은퇴식을 반대했다. 몇몇 팬들은 LG 암흑기에 이대형이 치열하게 도루왕 경쟁을 벌이며 야구를 놓지 않게 해준 것을 회상하며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또다른 팬들은 이미 팀을 떠난지 오래된 선수의 은퇴식까지 여는 것은 반대라고 목소리를 냈다. LG 구단 또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계획인 가운데 이대형이 공식적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소가 어디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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