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쿠션 4대천왕' 쿠드롱 "골목마다 당구장, 한국 너무 부러워"
벨기에에서 온 당구선수 프레드릭 쿠드롱(51)의 별명은 ‘스리쿠션 4대 천왕’이다.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과 더불어 스리쿠션 종목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다. 현역선수인 동시에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살 때부터 큐를 잡고 20살부터 프로선수가 된 쿠드롱은 3쿠션 세계선수권대회 두 차례 우승(1999, 2013년), 유럽선수권 두 차례 우승(2002, 2006) 경력을 자랑한다.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 월드컵에서는 개인 통산 21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2013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선 역대 하이런(한 이닝에 연속으로 득점을 내는 것) 최고 점수인 28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쿠드롱은 전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 프로당구 PBA가 출범하기 전부터 한국을 자주 찾았다. 한국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에 종종 참가했다. 한국 기업과 후원계약을 맺기도 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PBA가 본격 시작하자 ‘스리쿠션 4대 천왕’ 가운데 유일하게 풀타임 참가하고 있다.
쿠드롱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PBA는 대회를 운영하는 스태프 및 관계자들이 선수들을 잘 대우해주고 신경써준다”며 “퀄리티가 우수한 대회이며 관중들이 마음껏 즐기는 경기장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한 “한국 대회는 경기가 진행될 때는 경쟁하는 분위기지만 경기가 끝나면 서로 친구가 되는 모습이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쿠드롱은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PBA 4차 투어 ‘TS샴푸 PBA챔피언십’ 결승에서 강민구(36)를 세트스코어 4-2로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PBA 출범 후 4번째 대회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트로피와 함께 1억원이라는 큰 상금을 받았다.
우승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새로 도입된 당구대의 특성을 파악 못 해 128강에서 탈락 위기에 몰렸다가 기사회생했다. 이후 적응을 완벽하게 마친 뒤에는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8강전에선 역대 대회 최단 시간인 36분 만에 3-0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쿠드롱은 “지난주 목에 문제가 있어 병원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우승은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스폰서에게도 (우승을)기대하지 말라고 했는데 덜컥 우승해 나도 놀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울러 “라운드를 올라가면서 경기력이 점점 좋아진 것 같다”며 “다음에 또 우승할지는 모르겠지만 더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해서 또 우승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쿠드롱은 세계적인 스타답게 PBA 출범 당시부터 매 대회 우승 후보로 늘 주목받았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차 대회에선 33위, 2차와 3차 대회에서 9위에 머물렀다.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대회 일정을 소화하고 한국에 오다 보니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변수가 많은 PBA만의 독특한 세트제 룰과 토너먼트 시스템도 쿠드롱에게는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앞선 세 차례 대회를 통해 시행착오를 거친 쿠드롱은 4차 대회에서 비로소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쿠드롱은 인터뷰 도중에도 “한국 당구선수들의 수준이 너무 높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국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너무 잘한다”며 “해외에서 경기를 할 때는 누가 누군지 다 아는데 PBA는 끝도 없이 잘 치는 선수가 나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쿠드롱은 한국에 좋은 당구선수가 많은 이유를 엄청난 저변과 인프라에서 찾았다. 그는 “한국의 당구 인프라가 부럽다”며 “한국은 어디에 가더라도 당구장이 있다”고 인정했다. “한국에 프로 당구가 열린다는 것은 크 의미가 있다”며 “선수가 당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정말 좋은 일이다”고도 말했다.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한국 당구 인프라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쿠드롱이지만 여전히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한국 음식이다.
그는 “한국 음식은 여전히 입에 안 맞아 먹지 못한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원하는 음식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먹고 싶은 음식을 다 찾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50을 넘긴 나이에도 세계 최고의 실력을 유지하는 비결을 물었다. 그는 ‘즐거움’이라고 답했다.
쿠드롱은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당구를 치는 게 아니다”며 “당구를 치는 게 여전히 즐겁다”고 말했다 “항상 일이 아니라 놀이를 한다는 마음으로 당구를 친다”며 “어려운 샷을 하나씩 처리하는 쾌감이 여전히 좋다”고 덧붙였다.
쿠드롱은 프로선수로서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는 국내 선수들에게도 조언의 말을 전했다. 그는 “당구는 잘 치려고 애쓰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성공하는 스포츠가 아니다”며 “부담을 버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경기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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