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천재 루비오, 마침내 세계농구 정상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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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천재 루비오, 마침내 세계농구 정상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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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농구 스타 리키 루비오는 2006년 스페인에서 열린 유럽청소년선수권 대회(16세 이하)를 통해 '농구 천재'의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루비오는 평균 23.3득점, 12.8리바운드, 7.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3개 부문에서 대회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를 만난 결승전에서 51점을 퍼부었고 크로아티아와의 4강전에서는 쿼드러플더블(19득점-13어시스트-10리바운드-11스틸)를 작성하는 괴력을 자랑했다.

루비오는 만 17세였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파우 가솔, 호세 칼데론, 마크 가솔, 루디 페르난데스 등 스페인의 정상급 스타들을 이끄는 주전 포인트가드로 뛰었다. 올림픽 남자농구 결승에 출전한 역대 최연소 선수가 바로 루비오다.

당시 결승전 상대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우승 이후 3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미국은 베이징올림픽에 제이슨 키드,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카멜로 앤서니, 드웨인 웨이드 등 미국프로농구(NBA) 정상급 선수들을 총출동시켰다. '리딤(redeem) 팀'은 팀 애칭에 걸맞게 자존심을 회복했고 스페인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루비오는 NBA에 진출한 2009년 이후에도 꾸준히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스페인이 2009년과 2011년 유로바스켓(유럽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했을 때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루비오에게는 미국과 남미 강호들이 모두 참가하는 올림픽과 농구 월드컵(전신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우승 경력이 없었다. 이 기간 우승은 늘 NBA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한 미국의 몫이었다.

2019년 중국에서 마침내 한을 풀었다.

스페인은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95대75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이 모든 대륙의 국가들이 참가하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6년 일본 대회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결승전은 다소 일방적이었다. 한수위 전력이었다. 스페인은 경기 초중반에 주도권을 잡았고 여유있게 승부를 끌고갔다.

루비오는 20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견인했고 지난 시즌 토론토 랩터스의 NBA 우승에 기여했던 마크 가솔은 14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루비오는 농구 월드컵 MVP로 선정됐다. 그는 대회 평균 16.4득점, 6.0어시스트, 4.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농구 월드컵을 앞두고 피닉스 선즈에 합류한 루비오는 이번 대회에서 안정된 경기 운영 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감각적인 득점력을 발휘하며 스페인의 전승 우승을 이끌었다.

루비오는 팀 동료인 센터 마크 가솔과 함께 농구 월드컵 올스타 5에도 이름을 올렸다. 가솔은 평균 14.4득점, 5.5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FIBA 무대에서 위력이 더 커지는 가솔은 강력한 바디와 수비력, 탁월한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니콜라 요키치가 이끄는 세르비아에 대회 첫 패배를 안긴 주역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아르헨티나를 준우승으로 이끈 베테랑 빅맨 루이스 스콜라도 대회 올스타 5에 포함됐다. 만 39세의 스콜라는 평균 17.9득점, 8.1리바운드를 올렸다.

8강에서 미국을 꺾은 프랑스의 간판 스코어러 에반 포니에(평균 19.8득점-3.8리바운드)와 세르비아의 보그단 보그다노비치(22.9득점-4.4어시스트)도 대회 올스타 5에 선정됐다.

결승전에 앞서 진행된 3-4위전에서는 프랑스가 호주를 67대59로 누르고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던 미국과 세르비아가 8강에서 나란히 탈락하는 등 이변이 많았다.

NBA 간판급 스타들이 빠진 미국은 8강 탈락에 이어 순위결정전 첫 경기에서 세르비아에게 패하면서 자존심이 크게 구겨졌다.

올스타 5에 포함된 5명은 현역 NBA 선수이거나 NBA 무대를 오래 밟았던 선수들이다. 패티 밀스(호주), 세디 오스먼(터키), 야니스 아테토쿤포(그리스) 등 NBA에서 뛰는 수많은 선수들이 자국 유니폼을 입고 농구 월드컵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미국과 세계 농구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 대회였다. 은퇴한 NBA 레전드 코비 브라이언트는 8강이 끝난 뒤 "이제 미국의 우승이 쉽지 않은 시대가 왔다"고 말한 바 있다.

2006년 일본 세계선수권 이후 처음으로 NBA 선수가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미국이 내년 도쿄올림픽에 최정예 선수들을 파견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었다. 가장 성적이 좋은 나라에 주어지는 아시아 쿼터는 이란에게 돌아갔다. 이란은 개최국 중국과 나란히 2승3패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앞섰다. 이란이 23위를, 중국이 24위를 각각 차지했다.

한국은 전체 32개국 가운데 26위에 올랐다. 1라운드에서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에 졌고 순위결정전 첫 경기에서 중국에 접전 끝에 패했다. 최종전에서는 코트디부아르를 80대71로 누르고 25년 만에 농구 월드컵 승리를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대표팀의 센터 라건아는 5경기 평균 23.0득점, 12.8리바운드를 기록해 대회 득점과 리바운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반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에게 여전히 세계농구의 벽은 높았다. 1승도 올리지 못한 일본과 필리핀은 나란히 31위, 32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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