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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끝낸 순간, 이용규는 왜 한숨을 쉬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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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를 치지 못한 이용규(35·한화)는 마지막 타석에서 볼넷을 골랐다. 내야 땅볼로 2루, 폭투로 3루를 밟았다. 이제 홈플레이트까지 한 번만 달리면 끝이다. ‘저렇게 가까운데…’ 싶을 때 후배의 안타가 나왔다. 달리다 뒤를 돌아보고 안타임을 확인한 뒤에는 속도를 조금 늦췄다. 마치 도장을 찍듯, 홈플레이트를 꾹 밟은 이용규의 발로 한화는 지긋지긋한 18연패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지난 14일 두산전에서 한화를 역대 최다연패 신기록의 굴욕에서 끌어낸 끝내기 득점 주자 이용규는 홈을 밟는 순간, 눈을 질끈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짧게 내뱉은 한숨 속에는 다양한 감정이 들어있었다.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더그아웃의 모두가 모처럼 웃고 있을 때에도 이용규는 웃지 못했다. 이용규는 “그냥 ‘진짜 힘들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승리하기 힘들다 하는 생각에 한숨이 나왔다”고 말했다.

역대 최다연패 신기록의 기로에 서있던 한화 선수들은 그야말로 사력을 다했다. 창피와 굴욕은 이미 충분히 당했지만 신기록은 또다른 차원의 불명예였기 때문이다. 연패가 길어지고, 구단 기록을 넘어선 뒤 사령탑이 교체된 마당에 20년, 30년이 넘은 역대 연패 기록에 다가서면서 모두가 조급해졌다. 거의 유일하게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고 꾸준하던 이용규마저 11일 롯데전부터는 안타를 치지 못했다. 그날 한화는 17연패를 했다. 18연패를 하고 19연패 기로에 선 이날까지 3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하던 이용규가 마지막 타석에서 얻어낸 볼넷은 결국 한화가 찾던 출구를 밝혀주었다. 이용규는 “연패 기간 세 번 정도 선수단 미팅을 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6연패가 넘어가면서부터 속으로 많이 고민했다”며 “10연패가 넘어가면 거의 박빙승부를 이겨내야 연패를 끊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 경기 끝나고 집에 가도 잠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패 속에 큰 책임을 안았고 지탄을 받은 고참 선수들의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았고, 그 중 주장인 이용규의 마음은 더욱 무거웠다. 현재 1군 선수단에서 이용규의 유일한 ‘형’인 김태균과는 연패를 끊은 직후 꽉 끌어안는 것으로 모든 감정을 나눴다. 이용규는 “그냥 둘이 한 번 안고 서로 ‘고생했다’고 말하고 끝냈다”고 말했다.

끝내기의 환호 속에서도 웃지 못한 이용규는 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이미 비로 하루 연기돼 치러진 서스펜디드게임이었기 때문이다. 30분 뒤에는 또 그날의 경기를 치러야 했다. 연패를 벗자마자 또 질 수는 없었다. 이용규는 1-0으로 앞서던 5회말 2사 1·2루에서 좌중간 적시타를 때렸다. 16타석 만의 안타로 이번에는 2루에 있던 노태형을 이용규가 불러들였다. 18연패를 끊은 한화는 연승을 했다.

노태형은 지난 가을 이용규의 룸메이트였다. 트레이드 요청 파문 끝에 1년을 쉰 뒤 구단 징계가 해제된 이용규는 신인과 2군 무명 선수들이 주로 참가하는 일본 교육리그부터 마무리훈련까지 거쳐 올시즌 복귀했다. 1군에서만 뛴 이용규와 2군에서만 뛴 10살 후배 노태형이 이전에 가까이 지낼 기회는 없었다. 교육리그 당시 같은 숙소를 쓰면서 노태형은 이용규를 무척 따랐고 겨울 동안 대전구장에도 같이 나와 운동하며 선배의 모든 것을 따라했다. 오키나와로 개인훈련을 갈 때도 동행했을 정도로 마음에 둔 후배였기에 지난 5월말 생애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된 노태형이 한 경기 만에 2군으로 돌아가 좌절할 때도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격려의 마음을 나눴다.

연패를 끊고 귀가한 14일 밤, 노태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배님 덕분에 마음 다잡고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하고 인사했다. 이용규는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는 게 참 고마웠고 나도 큰 위로가 됐다. ‘아버지, 어머니 좋아하시지?’ 했더니 ‘네, 너무 좋아하십니다’라고 하길래 ‘그래, 부모님과 같이 맥주 한 잔 해’ 했다”고 말했다.

약 한 달 만에 연승을 한 한화는 이제 하루를 쉬고 또 다시 격전 속으로 들어간다. 또 질지도 모르고 어쩌면 이번에는 연승을 이을 수도 있다. 이용규는 “그동안 집중해왔던 연패를 끊어 모두가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덜었으니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부담은 일단 버리면 좋겠다. 다시 팀에 위기의 신호가 올 때는 이번의 연패를 되새겨야 하겠지만 당장은 연패의 기억을 잊고 경기에 나가면 좋겠다”며 “어린 후배들에게는 1승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야구가 쉬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1승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 역시 이번에 또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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