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대행, 독이든 성배 아니다?’ 롯데 대행, 정식감독 꽤 됐다

롯데 자이언츠가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로 후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감독 대행이라는 자리는 쉽지 않다. 미래는 보장되어 있지 않고, 권한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성적을 내기도 쉽지 않다. 과거 롯데 감독대행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롯데는 프로야구 출범 2년째인 1983년 전기리그 4위, 후기리그 6위를 차지했다. 6개팀 체제였으니 시즌 전체 꼴찌다. 박영길 감독이 그해 7월 시즌 도중 물러났다.

초대 박영길 감독이 1982년에 이어 1983년 시즌에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자 그해 7월 강병길 감독 대행체제를 출범시켰다. 첫 번째 롯데 감독대행 체제다. 꼴찌를 벗어날 순 없었지만 4할대 승률을 올리며 희망을 남겼다.

강병철 감독대행이 그해 10월 정식 감독이 됐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누르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강 감독마저 성적이 부진하자 1986년 겨울 도위창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2개월여가 지난 뒤 성기철 감독이 취임했다. 도 대행은 1990년 후반기에도 대행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정식 감독은 되지 못했다.

1998년 롯데가 또다시 꼴찌로 추락하자 김용희 감독이 그해 6월 자진 사퇴했다. 김명성 감독대행이 팀을 맡아 4할대의 승률을 기록했다. 그해 10월 8대 롯데 감독으로 정식 취임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2001년 7월 세상을 떠나면서 우용득 감독 대행이 팀을 맡아 운영했다. 그리고 그해 10월 정식 감독에 올랐다.

우 감독이 1년 반 정도 롯데를 지휘했지만 또다시 꼴찌로 추락하자 그해 6월 이번엔 김용희 감독대행이 팀을 맡았다. 5일 천하였다.

김용철 감독 대행 체제일 때도 있었다. 2003년 8월 부터 10월까지였다. 정식 감독이 되진 못했다. 그리고 2010년 10월 부터 한달여 동안 권두조 감독 대행이 팀을 운영하기도 했다. 공필성 대행 체제는 이로부터 9년만에 출범하게 된 것이다.

감독 대행 체제가 들어선 때를 보면 대부분 롯데가 꼴찌로 추락한 때와 비슷하다. 그리고 대행을 맡은 뒤 팀을 잘 추스리면서 정식 감독이 된 경우가 꽤 있다.

이처럼 롯데 감독대행 자리가 독이 든 성배가 아니라 기회의 자리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공 감독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자신 스스로 대행의 틀에 가둬선 안 된다. 구단에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 트레이드이든, FA영입이든 전력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그길 만이 공 대행 자신에게도 롯데에게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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