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 상 유력 후보 3인... 현재 경쟁 상황은?
▲ 린드블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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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은 2019 KBO리그 투수 부문 각종 타이틀을 독주하고 있다. 5월에 시즌 첫 패를 당한 뒤 9월 12일이 되어서야 시즌 2패를 당할 정도로 무섭게 앞서 나간 린드블럼은 일찌감치 시즌 20승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총 27경기에 등판한 린드블럼은 176이닝을 던지며 20승 2패 평균 자책점 2.15에 172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다승, 평균 자책점, 탈삼진,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 승률(0.909) 등 여러 타이틀 부문의 선두는 린드블럼의 차지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린드블럼은 일부 타이틀 선두를 내주며 주춤하고 있다. 11일 경기에서 린드블럼이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도 패전을 당한 사이,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86구 완봉승을 거두며 이닝 부문 선두를 낚아챘다(179.2이닝).
흥미진진해지는 최동원 상 레이스, 유력 후보 3명
당초 KBO리그 정규리그는 9월 13일까지 편성돼 있었다. 이후 14일부터는 기상 악화 등으로 순연되었던 잔여 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2014년부터 최고의 투수에게 시상하는 최동원 상의 유력 후보들의 상황을 정리해본다.
최동원 상의 후보가 되려면, 투수의 각 부문 성적 7가지 중 하나라도 기준을 충족하면 된다. 선발 등판 25경기, 180이닝, 15승, 150탈삼진, 퀄리티 스타트 15회, 평균 자책점 3.00 이하, 35세이브 이상의 7가지 기준 중 하나라도 충족하면 후보가 될 수 있다. 여기에 2018년부터는 외국인도 후보에 포함될 수 있게 되었고, 아마추어 부문에 대한 시상도 신설됐다(부산, 울산, 경상남도 지역 고교 선수 한정).
최종 수상은 어우홍 선정위원장을 중심으로 8명의 선정위원이 투표로 결정한다. 2014년 양현종이 최초 수상을 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에 유희관(두산 베어스), 2016년에 장원준(두산 베어스), 2017년에 양현종 그리고 2018년에 린드블럼이 각각 수상했다.
이 수상 기준들을 복합 적용하여 최동원 상 유력 후보들을 추려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지난해 수상자인 린드블럼과 2회 수상 이력을 가진 양현종 그리고 김광현(SK 와이번스) 3명으로 압축할 수 있다. 물론 더 많은 후보들이 자격을 얻겠지만 선정위원이 8명인 만큼 임팩트가 강한 투수들이 득표를 많이 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일단 위에서 언급한 3명은 평균 자책점이 3.00 이하이면서 부상이 없는 한 180이닝도 문제 없이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또 리그 탈삼진 부문 1위부터 3위까지를 지키고 있으며, 다승 부문에서도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다승 공동 2위 앙헬 산체스(SK 와이번스)는 이닝과 탈삼진이 다소 부족한 편(147이닝 132탈삼진)이라 이번 유력 후보 비교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케이시 켈리(LG 트윈스) 역시 평균 자책점 4위(2.58)를 기록하고 있지만 13승 12패에 119탈삼진으로 임팩트가 부족하다.
8월까지 린드블럼 독주, 양현종 최근 22경기 ERA 1.08
▲ KIA 에이스 양현종(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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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8월까지는 린드블럼이 압도적이었다. 20승 2패의 압도적인 승률(0.909)에서 볼 수 있듯이 올 시즌 투수 부문에서 린드블럼을 막을 선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 접어드니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다.
2017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뒤 FA 재계약 후 1년을 쉬었던 김광현은 복귀 시즌이었던 2018년 철저한 투구 관리를 받았다. 건강하게 1년을 보낸 김광현은 SK의 한국 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올해도 디펜딩 챔피언의 에이스로서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물론 김광현의 시즌 초반 모습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시즌 첫 5경기까지만 해도 김광현의 성적은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4.34였고, 처음 2경기에서는 승리 없이 5.29였다. 그러나 김광현은 이후 호투를 거듭하면서 평균 자책점을 2.61까지 낮추는 데 성공?다.
김광현의 현재까지 성적은 27경기 169이닝 15승 6패 평균 자책점 2.61에 163탈삼진이다. 대체 수준 대비 승리 기여도(WAR)에서도 5.67로 리그 3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지난해보다 더 강한 임팩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가장 최근 경기였던 1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는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도 패전을 당한 것이 아쉬움을 남긴다.
양현종의 레이스는 더 극적이다. 양현종은 올 시즌 첫 9경기까지만 해도 1승 7패에 평균 자책점 5.36으로 최다패 순위를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시즌 첫 승리도 5월 2일에야 거뒀을 정도였으며, KIA는 리그 최하위에 머물며 김기태 전 감독이 중도 사퇴까지 했다.
다만 양현종의 부진은 시즌 첫 9경기 중 3경기에 몰렸다. 시즌 2번째 등판이었던 4월 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2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고, 4번째 등판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6번째 등판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1이닝 7자책으로 무너질 때까지만 해도 우려가 컸다.
그러나 올 시즌 양현종이 부진한 경기는 그 3경기 뿐이었다. 나머지 25경기에서 양현종은 모두 5이닝을 넘겼고 그 중 23경기는 6이닝 이상이었다. 4월까지 승리 없이 5패 평균 자책점 8.01이었던 양현종은 5월부터 22경기에서 16승 3패 평균 자책점 1.08의 무시무시한 페이스로 린드블럼을 추격하고 있다.
올 시즌 양현종의 등판 기록들 중에서는 8이닝 경기 3회에 완봉승 2회를 포함하여 8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가 5경기나 된다. 소속 팀 KIA가 남은 경기를 모두 다 이겨도 승패 마진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힘든 상황이지만 에이스 양현종은 자신이 등판하는 매 경기 고군분투하며 올 시즌 WAR에서 6.57로 1위에 올라 있다.
잔여 경기 일정에 따른 레이스 판도 변화 가능성
▲ SK 선발투수 김광현 2019년 8월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부산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초 SK 선발투수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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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16경기, SK는 14경기 그리고 KIA는 12경기가 남았다. 보통의 경기 일정에 따르면 린드블럼과 김광현 그리고 양현종에게 각각 2~3번 정도의 선발 등판 기회가 남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변수가 있다면 잔여 경기의 편성 일정이다. 가을장마에 태풍이 겹치면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경기 일정이 요동치게 됐다. 두산과 SK가 서로 맞붙는 경기들만 남았다고 하면 어떻게든 예비일을 편성하는데, LG도 15경기나 남았고 다른 팀과의 일정도 생각해야 한다.
게다가 잔여 경기 편성에는 중요한 원칙이 있다.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고려해 더블헤더를 포함하더라도 최대 7경기까지만 연속으로 편성할 수 있다. 두산은 이미 9월 10일부터 16일까지 7연전이 편성되었을 정도(잔여 경기 편성은 3경기)였으나 일단 10일 경기가 또 서울의 집중 폭우로 순연됐다. 일단 10일에 취소된 경기는 언제 다시 편성될지 정해지지 않았다.
SK는 그나마 10일에 취소된 경기가 예비일이 많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라 예비일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순연된 경기들이 포스트 시즌 대진표 편성에 영향을 미치는 일정들이라 포스트 시즌이 늦어질 수도 있다.
만일 9월 28일 이후에 추가로 편성되는 경기가 생긴다면 린드블럼과 김광현에게는 등판 기회가 더 생길 수도 있다. 양현종의 경우 아직 추가 순연 경기가 없어서 등판 간격을 고려하면 3번 정도 더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최동원 상 경쟁 레이스는 5월부터 양현종이 무서운 기세로 린드블럼을 추격하면서 이닝을 뛰어넘었고, 평균 자책점도 0.1 차이로 좁혀지면서 막판에 흥미진진한 양상을 띠고 있다. 오는 11월 11일, KBO리그 투수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는 이 상의 트로피를 들어올릴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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