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용형이 부르는 '백조의 노래', 위기의 제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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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용형이 부르는 '백조의 노래', 위기의 제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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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은퇴를 앞둔 예술가나 스포츠맨이 혼신을 다해 만들어낸 마지막 성과를 '백조의 노래(swan song)'라 부르곤 한다. 강등 위기에 빠진 제주유나이티드(SK 에너지 축구단, 이하 제주). 조용형(36)이 부르는 '백조의 노래'가 벼랑 끝에 몰린 제주를 다시 일깨우고 있다.

조용형은 제주의 레전드 수비수다. 2005년 부천SK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제주 유니폼만 입고 K리그 통산 171경기(1골 1도움)에 출전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주전 중앙수비수로 활약했을 정도로 경험과 실력을 모두 갖춘 베테랑 선수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며 아쉽게도 제주와의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쉽사리 새로운 둥지를 찾지 못했던 조용형. 주위에서 현역 은퇴를 권유하기도 했지만 언제나 그의 대답은 '노(NO)'였다. 차가운 현실에 내몰린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확신과 가족들의 믿음이었다. 스스로 끈을 놓지 않은 그는 트레이너까지 고용하면서 언제든 뛸 수 있는 몸상태를 유지했다.

"언제든 자신이 있었다"라고 운을 뗀 조용형은 "자기 관리만큼은 철저했다. 꾸준한 개인훈련을 통해 현역시절때와 같이 체지방률을 8% 미만으로 유지하고 체중 역시 75kg 내외로 조절했다. 가족들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이들이 내가 축구선수라는 것을 안다. 아내도 응원해줬다. 그래서 축구선수 조용형을 더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왕년의 스타로 추억의 책장이 덮일 무렵 그에게 반전이 찾아왔다. 제주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최윤겸 감독이 여름 이적시장을 맞아 전력 강화뿐만 아니라 선수단 가교 역할까지 해줄 적임자로 조용형을 낙점한 것.특히 플레잉코치라는 새로운 직책은 최윤겸 감독이 조용형의 존재감을 얼마나 높게 평가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조용형은 "언제나 그라운드가 그리웠다. 제주에서 다시 입단 제의가 왔을 때 정말 기뻤다. 친정팀 제주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물론 플레잉코치를 맡으면서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내 축구 인생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없었다면 플레잉코치 제안을 포기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팀 합류 후 잔류군 선수 관리와 함께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던 조용형은 위기의 순간 소방수로 나섰다. 지난달 30일 수원 원정에서 선발 출전한 것. 리그 최다 실점이라는 부담감에 흔들렸던 제주는 몸을 사리지 않는 조용형의 활약에 자신감을 다시 되찾았다. 비록 0-1로 패했지만 조용형이 보여준 혼신의 태클은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조용형은 "9개월만의 실전이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서 솔직히 부담이 컸다. 프로 데뷔했을 때나, 월드컵에서 뛰었을 때보다 더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내가 안좋은 모습을 보이면 어린 선수들이 더 큰 데미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뛰었다. 비록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프로선수라면 그런 부분을 이겨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향후 목표를 묻자 조용형은 망설임 없이 '1부 잔류'라고 답했다. 그는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 축구는 자기 혼자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이럴 때 일수록 동료들을 더욱 믿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반드시 1부리그에 잔류하겠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조용형이 바라는 엔딩은 무엇일까. 그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제주에서 (현역 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영리하게 볼을 찼다는 말이 있지만 아직 내 이름을 기억하는 팬들을 위해 오랫동안 성실히 뛰었다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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