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죽을 만큼 힘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 박찬호
▲ 박찬호
"죽을 만큼 힘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KIA 내야수 박찬호는 13일까지 123경기에 출장했다. 타석도 500타석을 넘겼다.
2015년과 2016년 69경기를 뛴 것이 커리어 최다 출장 기록이다. 풀타임 시즌을 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시행착오도 당연히 많이 겪고 있다.
6월 중순까지 3할 타율을 유지하던 박찬호는 7월 월간 타율 0.258을 기점으로 8월 0.190 등 타격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체력이었다. 힘이 떨어지며 박찬호는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박찬호는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고 있다. 쉬고 싶다는 말이 목젖까지 올라오지만 밖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정말 도저히 못 뛸 것 같은 날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경기에 나가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난 이제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는 선수다. 모든 것이 경험이고 재산이다.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다. 죽을 만큼 힘들 때에도 어떻게든 버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흥식 KIA 감독 대행은 박찬호의 체력이 떨어진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라인업에 박찬호의 이름을 올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 스스로 답을 찾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행은 "박찬호는 앞으로 KIA가 추구해야 할 빠르고 세밀한 야구에 장점을 갖고 있다. 수비 능력 또한 뛰어나다. KIA가 보다 젊고 탄탄한 팀이 되기 위해선 박찬호 같은 선수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힘들어 하는 것이 눈에 보일 때가 있다. 그래도 애써 못 본 척하고 있다. 올 시즌 같은 기회가 아니면 박찬호 같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투자하기 쉽지 않다. 박찬호에겐 두 번 오지 않을 수 있는 기회다. 이럴 때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힘이 떨어졌을 땐 어떤 타격 메커니즘을 가져야 하는지를 느끼고 배워야 한다. 그래서 일부러 라인업에서 빼지 않고 계속 기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결과일까. 박찬호의 타격은 다시 조금씩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9월 월간 타율도 0.256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9월에 치른 10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2경기뿐이다. 확실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KIA는 올 시즌 10경기만을 남겨 놓고 있다. 박찬호의 길고 길었던 시즌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2019년 시즌은 박찬호가 업그레이드되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을까. 이 경험을 통해 또 어떤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당장의 도루왕 타이틀보다 더 궁금한 것은 내년에 달라진 경기력으로 나타나게 될 박찬호의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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