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의 바람직한 모습" 청소년야구 스포츠맨십, 큰 반향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일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청소년 야구 대표팀이 보여준 스포츠맨십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6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벌어진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슈퍼라운드 한국-일본전.
한국과 일본은 대회 결승 진출권이 걸린 이 중요한 경기에서 양국의 자존심을 걸고 치열하게 맞섰다.
일본이 2-0으로 앞서나갔지만, 한국은 8회 말 2사 2, 3루에서 3루수 송구 실책을 틈타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전개된 9회 말 2사 1루에서 일본의 좌완 투수 미야기 히로야의 4구째 142㎞ 공이 한국 이주형(경남고)의 헬멧을 정통으로 맞혔다.
미야기는 1루에 걸어 나간 이주형을 향해 모자를 벗어 고개 숙여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1루에서 미야기의 모습을 본 이주형도 헬멧을 벗어 고개를 숙였다.
미야기는 가슴 졸이는 승부처에서도 스포츠맨십을 잃지 않았다. 이주형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공식 트위터에 이 영상을 게재했다.
한국과 일본의 국기와 함께 '리스펙트'(respect·존중)'라고 적으며 한·일 청소년들의 스포츠맨십을 조명했다.
이 동영상은 8일 오전 현재 16만건이 넘는 재생 횟수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의 다양한 동영상 중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동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한국과 일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줬다", "멋진 장면에 감동하였다", "눈물샘이 느슨해졌다" 등의 반응을 속속 올렸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본 내에서는 자국 대표팀의 한국 방문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른바 '홍대 일본인 여성 폭행' 동영상을 일본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한 영향도 일부 있었다.
한국의 반일 감정이 위험 수위라고 판단한 일본 청소년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28일 김해공항을 입국했을 당시 일장기가 없는 흰색의 무지 셔츠를 입고 입국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과잉 대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본 대표팀도 한국에서는 '일본 정부'와 '일본인'을 동일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됐다.
이에 이틀 만에 다시 일장기가 들어간 셔츠를 착용했다.
그리고 숙명의 한·일전에서 양국 선수들은 승패에 앞서 스포츠맨십을 우선하는 모습으로 짙은 여운을 남겼다.
경색된 한·일 관계와는 달리 그라운드에는 상쾌한 바람이 불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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