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도착하자마자 짐싼 폴란드 수영선수들 '법적 대응'

[스포츠경향]

폴란드 수영협회의 어처구니없는 행정으로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귀국해야 했던 폴란드 수영 선수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전 세계 스포츠팬들도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폴란드 협회 측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폴란드 수영협회는 지난 19일 “알리차 트후시, 바르토시 피슈초로비치, 알렉산드라 폴란스카, 마테우시 호바니에츠, 도미니카 코사코프스카, 얀 호우프는 올림픽에 뛸 수 없게 됐다”며 “이들은 다시 폴란드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폴란드 수영 국가대표 23명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전날 도쿄에 도착했는데 트후시 등 6명은 협회의 행정 실수로 곧바로 다시 귀국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의 주인공이 됐다.

폴란드 협회의 실수였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선 국제수영연맹(FINA)이 승인한 국제대회에서 ‘올림픽 자격기록’(Olympic Qualifying Time·OQT), 이른바 A기준기록을 통과해야 한다. A기준기록 통과를 못 하면 ‘올림픽 선발기록’(Olympic Selection Time·OST), 즉 B기준기록을 충족한 종목별 국내 1위 중 FINA로부터 초청받은 선수가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는다.

폴란드 수영협회는 선수들의 개인 기록과 자체 해석에 따라 총 23명의 수영 대표팀을 꾸렸는데, 뒤늦게 FINA로부터 6명의 선수가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통보받은 것이다. 폴란드 수영협회는 파베우 스워민스키 협회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해당 상황에 관한 경위를 설명하면서 공식으로 사과했다.

후폭풍이 거세다.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있었던 선수들은 청천벽력같은 상황에 울분을 토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수영 전문 매체 스윔스웜은 “몇몇 폴란드 수영 선수들은 스워민스키 회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폴란드 수영협회 이사 전원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폴란드 매체 스포르트 오네트에 따르면,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선수들은 폴란드 수영협회를 상대로 집단 손해 배상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트후시는 페이스북을 통해 분노를 표하며 협회 지도부의 사임을 요구했다. 2012년·2016년 올림픽에 출전했던 트후시는 “사생활과 일을 포기하고 가족의 희생 끝에 도쿄에 왔는데 제3자의 무능함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한 사실에 좌절했다”고 밝혔다.

폴란드의 한 기자가 SNS를 통해 이들 6명이 도쿄를 떠나며 동료들과 작별하는 영상에는 많은 스포츠팬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선수들의 꿈이 이렇게 어이없게 무너지다니” “어떻게 올림픽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나” “폴란드 수영협회는 선수들의 좌절과 상실감을 보상하라” 등의 반응이 쏟아진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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