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올림픽위원회가 도쿄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자국 선수에게 일부러 질 것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국인 이스라엘 선수와 결승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란 유도 국가대표 사에이드 몰라에이(27)는 2일 국제유도연맹(IJF)을 통해 "이란 올림픽위원회가 경기에서 일부러 지라고 요구했다. 지시를 따르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밝히면서 "나의 폭로로 인해 가족이 어떻게 될지 두렵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란은 자국 선수가 적국인 이스라엘 선수와 인사하고 경기를 치르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껴 몰라에이에게 고의로 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몰라에이는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81㎏급 준결승에서 벨기에의 마티아스 캐세와 맞붙었으나 소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다 한판으로 경기를 내줬다. 다른 준결승에선 이스라엘 사기 무키가 승리했고,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미 의지가 꺾인 몰라에이는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한판패 했다.

국제유도연맹은 "몰라에이가 귀국하지 못하고 망명자의 삶을 살게 됐으며, 그의 가족도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올림픽 헌장에 따라 그를 도울 해결 방안을 어떻게든 찾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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