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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구스타보, 저기도 구스타보…어떻게 구분하나요?

프로축구 K리그 여름 이적시장에선 가벼운 해프닝이 일어났다.

전북 현대가 브라질 출신의 골잡이 구스타보 영입을 발표한 가운데 인천 유나이티드도 브라질에서 구스타보를 데려왔다는 소식을 알리면서다. 이적시장에서 이따금 일이나는 하이재킹(선수 빼앗기)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실제 지난 겨울에는 대전 하나시티즌과 전남 드래곤즈가 바이오 영입 문제로 서로를 저격하는 감정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오해가 바로 풀렸다. 두 선수는 ‘동명이인’이었다. 그러나 전북과 인천 팬들은 어떻게 구분할지 여전히 궁금해하고 있다.

인천의 구스타보 | 브라질 EC바이아 SNS 캡처
전북 관계자는 “아직 인천의 구스타보는 K리그에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와 경기를 하게 된다면 장내 아나운서가 전북의 구스타보, 인천의 구스타보로 팀명을 붙여 구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실 두 명의 구스타보 구분 작업이 K리그에서 낯선 일은 아니다. 올해 K리그 1~2부에 등록된 선수는 784명. 이 가운데 성과 이름까지 같은 선수만 47명에 이른다. 이상민은 충남 아산과 수원 삼성, 그리고 서울 이랜드FC에 한명씩 셋이나 된다.

과거 K리그에선 이름이 같을 경우 편의상 등록명에 숫자나 알파벳을 붙여 구분했다. 역대 K리그에서 9명이나 있었던 알렉스는 1993년 부산 대우 시절의 알렉스1부터 2010년 경남FC에서 활약한 알렉스6까지 숫자를 붙였다. 전남 드래곤즈에서 2006년 한솥밥을 먹었던 두 명의 산드로는 산드로 히로시와 산드로C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같은 이름이라도 각각의 선수 기록을 구분하는 내부 코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 굳이 별도 표시를 하지 않는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선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 그대로 불러주는 게 최근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겨울 스포츠의 대명사인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도 동명이인의 이름을 그대로 쓴다. 농구는 이름보다는 등번호를 중시하는 성향이 영향을 미쳤고, 배구는 상대적으로 선수 숫자(남자 104명·여자 88명)가 적다보니 동명이인으로 혼란을 겪을 일이 드물다. 배구는 올해 동명이인이 1명도 없다.

반면 프로야구와 프로골프는 동명이인을 구분하기 위해 여전히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식기록지에 이름이 같을 경우 등번호를 넣는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과거 함께 뛴 두 명의 허준혁은 ‘허준혁56’과 ‘허준혁20’으로 각각 표기됐다. 연감에는 이름 뒤에 태어난 연도를 적는 식으로 동명이인을 관리한다. LG 트윈스의 ‘큰 이병규’ 코치는 이병규(74)로 이름을 올리고, 아직 현역인 ‘작은 이병규’는 이병규(83)로 정리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협회도 정회원 중 동명이인이 211명에 달하면서 입회 순서에 따라 숫자를 붙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던 이정은은 아예 ‘이정은6’로 불리는 게 익숙할 지경이다. 그는 6번째로 KLPGA에 투어에 등록된 덕분에 팬들에게 ‘핫식스’라는 기분 좋은 별명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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