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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이대호 OUT'에도…롯데, 리빌딩과 경기력의 딜레마

마법사 0 566 0 0


롯데 이대호가 지난달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키움전 6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삼진아웃을 당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롯데가 베테랑 좌타자 채태인에 이어 팀의 상징과 같은 이대호까지 연달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며 확실한 개혁 정책을 펴고 있다. 선수단 운영에서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는 ‘감독 대행’ 체제에서 비롯된 일이어서 구단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 원정을 앞둔 롯데 공필성 감독 대행은 이대호를 1군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전날 2군행 통보를 받은 이대호는 스스로 부산으로 내려갔다. 당분간 상동에서 몸을 만든다. 2군행 통보 전날까지 롯데가 치른 122경기에 빠짐없이 출전한 그는 연이은 부진에도 팀 내 정신적 지주이자, 상대 투수가 부담스러워하는 간판타자라는 상징성 때문에 변함 없이 1군을 지켰다. 공 감독 대행이 이대호의 2군행을 두고 내세운 명분은 ‘손목 부상’이다. 그는 “시즌 중 손목 등 여러 군데가 좋지 않았다. 그동안 팀을 위해 참고 뛰어줬다. (2군에) 내려가서 컨디션 조절하고 몸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잔부상을 떠안고 시즌 막바지를 보내고 있는 이는 이대호 뿐만이 아니다. 가뜩이나 팀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대호를 1군에서 말소한 건 팀의 미래지향적인 행보와 맞닿아있다.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공필성호’ 출범 전부터 그룹 차원에서 롯데 구단의 쇄신과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룹 내에서도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종인 사장 역시 이윤원 전 단장이 윗선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이후 프런트와 선수단 내부 사정에 깊이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연봉 1위 팀’이라는 타이틀에도 기본기를 잃어버린 야구가 지속되고, FA 선수에게 의존할 뿐 스스로 미래 자원을 길러내지 못하는 팀 현실에 개혁의 디딤돌을 놓으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공 감독 대행 역시 부임 직후 베테랑 중용과 자율 야구 및 책임을 화두로 내걸면서도 “베테랑에게 기회를 주되 스스로 현실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테랑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면서도 더이상 결과를 내지 못하면 칼을 빼 들 수 있음을 알린 복선과 같은 한마디였다. 양상문 전 감독 체제에서 2군으로 밀려난 채태인이 다시 후반기에 기회를 잡은 것도 궤를 같이한다. 채태인은 후반기 3할 타율로 나름 제 몫을 했지만 최근 공 감독 대행은 전병우를 1군에 콜업하고 그를 2군으로 보냈다. 이대호도 한동안 부진하다가 8월 들어 3할 타율에 복귀했는데 역시 칼을 빼 들었다. 조짐은 보였다. 지난달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수비 실수를 저지른 이대호를 즉각 교체해 ‘문책성 교체’라는 얘기가 나온 적이 있다. 공 감독 대행은 최근 베테랑 제외 과정에서 “내년 시즌을 위해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말로 리빌딩의 목적을 분명히했다.

애초 단장 부재와 대행 역할에 갇혀 팀 미래에 고심했던 공 감독 대행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을 두고 윗선과 교감을 나눴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는다. 롯데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팀이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즉시 전력감보다 미래에 쓸만한 좌완 투수를 1순위로 뽑는 등 ‘육성 기조’를 다시 확고히 하고 있다. 최근 새 단장 역시 이 부분에 적합한 인물을 데려오기로 하면서 공 감독 대행이 구체적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빌딩과 경기력 사이의 딜레마는 여전하다. 젊은 선수 위주의 리빌딩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지만 맥 빠진 경기가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고척 키움전에서 또 야수진의 소통 부재로 플라이성 타구를 놓쳤고 프로답지 못한 중계 플레이로 황당한 실점을 하는 등 결정적인 실책 2개를 범했다. 이날로 롯데는 한 시즌 실책 100개를 채웠다. 이대호가 떠난 날 키움전에서도 1회부터 키움 선두타자 서건창의 평범한 타구를 고승민과 윌슨이 미루다가 놓쳤고 5회 안중열이 허무하게 주루사하는 등 선수단 사기를 꺾는 장면이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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