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km 찍은 KT 비밀병기, 9년만에 투수 복귀한 하준호
[사진] KT 위즈 제공
KT가 9월 확대 엔트리를 맞아 비밀병기를 살짝 공개했다.
KT는 1일 확대 엔트리를 맞아 좌완 투수 하준호(30)를 1군에 올렸다. 이날 대전 한화전에서 1-6으로 뒤진 8회말 구원등판했다. 지난 2010년 8월4일 롯데 소속으로 잠실 두산전 이후 9년만의 투수 등판이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외야수에서 투수로 재전향한 하준호는 올해 2군 퓨처스리그에서 조정기를 거쳐 1군에 올라왔다. 이날 양성우를 3루 땅볼, 최재훈을 중견수 뜬공 잡고 ⅔이닝 무실점. 8개 공만 던졌지만 전광판 기준 최고 구속 148km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KT 이강철 감독은 하준호의 1군 등록을 앞두고 “최근 2군에서 잘 던졌다. 연투가 안 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지금 당장 하준호에게 연투시킬 일은 없다”며 “팀에 왼손 투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내년을 생각하면 미리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투구 영상만 봤는데 직접 보려 한다”고 밝혔다.
하준호는 지난해까지 외야수였지만 원래 투수로 프로 입단했다. 경남고 출신으로 지난 2008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롯데 지명 받았다. 하지만 2009~2010년 투수로 25경기에 나섰지만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0.57의 성적을 남겼고, 군복무 마친 후 외야수로 전향했다.
지난 2014년 타자로 1군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2015년 KT로 트레이드된 뒤 1군 선수로 자리 잡았다. 2015년 80경기 타율 2할5푼8리 6홈런 26타점 10도루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지난해부터 출장 기회가 줄었다. 지난해 1군 15경기에서 타율 1할3푼6리에 그쳤고, 투수 재전향을 결심했다.
외야수로 강점이었던 강한 어깨는 투수로도 여전했다. 지난달 26일 한화 2군과 퓨처스 경기에서 최고 구속 149km를 찍었다. 28일 상무전은 최고 147km를 던지며 세이브를 올렸다. 2군 퓨처스리그 성적은 17경기 4승2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2.37. 19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28개로 구위를 과시했다.
서른을 넘겨 투수 재전향 첫 해인 것을 감안하면 수준급 성적이다. 1군 첫 등판도 괜찮았다. 하준호가 이대로 가능성을 이어간다면 KT 마운드도 왼손 부족에서 벗어날 수 있다. KT는 올해 마무리 이대은을 비롯해 주권, 김재윤, 전유수를 중심으로 불펜이 안정됐지만 왼손은 부족하다. 1군 좌완이 정성곤, 김대유 외에 없다. 전반기 필승조였던 정성곤이 후반기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하다.
아직 미완의 하준호이지만 최고 구속 149km를 던진 것으로도 매력적이다. 투수 복귀 첫 해, 하준호가 내년 희망을 밝힐 수 있을지 주목되는 9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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