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 자카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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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자카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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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시한폭탄' 자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기사입력 2019.09.02. 오후 04:22 최종수정 2019.09.02. 오후 04:39 기사원문

자카, 토트넘전 손흥민에게 파울 범하면서 페널티 킥 헌납. 파울 역시 7회로 독보적인 최다(나머지 아스널 선수 전체 파울 횟수 5회). 자카, 2016년 아스널 입단 이래로 페널티 킥 허용 5회로 해당 기간 EPL 최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 주장이자 수비형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가 북런던 더비에서 다시 한 번 페널티 킥을 허용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의 신임 속에서도 그는 아스널에게 시한폭탄과도 같은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아스널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2019/20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4라운드에서 더비 라이벌 토트넘을 상대로 고전 끝에 2-2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 경기에서 아스널은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알렉산드레 라카제트를 중심으로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과 니콜라스 페페가 좌우 측면에 서면서 공격 스리톱을 형성했고, 자카를 중심으로 마테오 귀엥두지와 루카스 토레이라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세야드 콜라시나츠와 에인슬리 메이틀랜드-나일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다비드 루이스와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으며, 베른트 레노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초반 아스널이 강도 높은 압박을 바탕으로 경기 시작하고 10분이 채 되기도 전에 3회의 슈팅을 시도하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정작 토트넘이 10분경 선제골을 넣으면서 리드를 잡아나갔다. 우고 요리스 골키퍼의 롱패스를 토트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헤딩으로 떨구어주었고, 손흥민이 전진 패스를 연결한 걸 에릭 라멜라가 슈팅으로 가져갔다. 이를 레노 골키퍼가 잡으려다 놓친 걸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빈 골대에 가볍게 골을 밀어넣었다.

기세가 오른 토트넘이 이후 공격을 주도해 나갔다. 15분경 에릭센과 18분경 손흥민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으나 레노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38분경 에릭센의 날카로운 프리킥도 레노 골키퍼에게 저지됐다.

토트넘이 지속적으로 골문을 두들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스널의 수비진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39분경, 자카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위험한 태클로 손흥민의 다리를 거는 우를 범했다. 결국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케인이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토트넘이 2-0으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다행히 아스널은 전반 종료 직전 라카제트가 추격하는 골을 넣으면서 전반전을 1-2로 마무리한 데 이어 후반 26분경 오바메양이 동점골을 넣으면서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자칫 자카의 페널티 킥 파울로 인해 패할 수도 있었던 아스널이었다.

자카가 페널티 킥을 허용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는 2016년 아스널에 입단한 이래로 EPL에서 총 5번의 페널티 킥을 헌납했다. 이는 해당 기간만 놓고 보면 EPL 전체 최다에 해당한다.


자카는 후방 빌드업에 있어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다. 그는 아스널 선수들 중 경기당 가장 많은 패스(78회)와 키패스(1.7회)를 기록하고 있다. 패스 성공률은 87.2%로 상당히 준수한 수치이다. 이번 토트넘전에서도 그는 빌드업에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최다 볼터치(81회)와 최다 패스(68회)는 물론 최다 키패스(3회)까지 기록했다. 괜히 에메리 감독이 자카에게 주장직을 부여한 게 아니다.

문제는 그가 포백 앞에 위치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중책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수비적인 역량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데에 있다. 포지션 특성상 수비 가담 자체는 매우 성실하게 하고 있다. 이번 토트넘전에서도 그는 아스널 선수들 중 2번째로 많은 2회의 가로채기를 성공시켰고, 볼 경합 횟수 역시 17회로 라카제트(19회) 다음으로 많았다. 

하지만 정작 볼 경합 승률은 47.1%에 불과했다. 매번 태클도 위험천만하기 이를 데 없다. 이번 시즌 경기당 파울 횟수는 3.3회로 크리스탈 팰리스 수비형 미드필더 루카 밀리보예비치(4회) 다음으로 많다. 이번 토트넘전에선 무려 7회의 파울을 범한 자카이다. 자카를 제외한 다른 아스널 선수들의 전체 파울 횟수가 5회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카 홀로 지나치게 많은 파울을 범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괜히 그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시절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퇴장 5회(만 23세 2개월 22일)라는 신기록을 수립한 게 아니다.


즉 그는 수비에 있어서 만큼은 시한폭탄과도 같은 선수이다. 언제 퇴장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선수이고, 페널티 킥도 자주 허용하는 우를 범한다. 이에 스카이 스포츠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오른쪽 측면 수비수 게리 네빌은 "자카처럼 경험 있는 선수가 마치 경험 없는 선수처럼 플레이하는 건 정말 미친 짓이다. 그는 매주 뛰지만 학습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매주, 매시즌 같은 플레이를 반복한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고, 리버풀의 전설 그레엄 수네스 역시 "특히 페널티 박스 안에선 항상 발을 붙이고 있어야 한다. 이 정도는 프로 입문 첫 주만에 배워야 하는 것들이다"라고 조롱했다.

자카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에메리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전체 경기를 놓고 보면 그의 활약상이 자랑스럽다. 몇몇 실수는 있을 수 있다. 실수로부터 배우고 발전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의 경기력은 긍정적이었다. 물론 페널티 킥을 허용한 겅 실망스러웠지만 그 외엔 매우 잘 경기를 소화했다. 만약 우리가 이겼다면 그의 실수에 대한 말은 적었을 것이다"라며 두둔했다.

그럼에도 자카가 실수를 저지를 때면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때가 잦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 특성상 한 번의 대형 실수는 실점으로 직결되는 경향성이 있다. 안 그래도 아스널 중앙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 역시 빌드업과 공격 지원 능력은 좋지만 실수가 잦다는 단점이 있다. 수비적인 안정감 없이는 승리를 쟁취하기 쉽지 않다. 이 부분에 있어선 개선이 필요하다.


사진=Getty Images/Squawka Football/ES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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