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방어' 숙제 해낸 전북 송범근 "하나는 막아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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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2 01:45
'PK 방어' 숙제 해낸 전북 송범근 "하나는 막아보고 싶었어요"
서울전 '천금 선방'으로 선두 탈환 앞장…"훈련마다 차 준 형들 덕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언제 하나 막아줄 거야?"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조제 모라이스 전북 현대 감독이 주전 수문장 송범근(22)에게 넌지시 건넨 말이다.
지난해 프로로 데뷔하자마자 리그 최강팀 전북의 주전 수문장으로 신임을 얻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 멤버로 활약한 그였지만, 유독 작아지는 부분이 바로 페널티킥이었다.
프로 데뷔 이후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한 번도 막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했을 때도 상하이 상강과의 승부차기 때 상대 선수의 슈팅을 한 번도 막지 못하는 등 송범근에게 페널티킥 방어는 마음 한구석의 풀지 못한 숙제였다.
모라이스 감독이 농담으로 건넨 말이 자극제가 됐을까. 송범근은 서울과의 경기에서 빛나는 페널티킥 선방으로 2-0 완승과 선두 탈환의 주역이 됐다.
후반 33분 최보경의 파울로 전북이 페널티킥을 내준 상황.
서울의 키커 정원진과 맞선 송범근은 킥의 방향을 정확히 읽어내 손끝으로 차단했다. 정원진이 끈질기게 다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송범근은 순간적으로 방향을 전환해 재차 막아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송범근은 "가슴 속에 늘 '하나는 막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서 수많은 페널티킥 상황마다 아쉬움이 커서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많이 막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훈련마다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다"고 귀띔했다.
"로페즈, 호사, 이동국 형, 신형민 형 등이 많이 차주셨다.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르니 한 사람으로만 연습하면 부족해서 이용 형, 김진수 형 등에게도 차 달라고 했다"는 설명이다.
페널티킥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기량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들은 그는 "지난해 감사하게도 많이 뛰며 경험이 쌓여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겼고, 팀에 녹아든 것 같다"고 요인을 꼽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이번 22세 이하(U-22) 대표팀의 부름을 다시 받은 송범근은 가벼운 마음으로 '김학범호'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감독님이 우스갯소리로 '병역 혜택 받았으니 뽑지 않겠다고 말씀하셔서 예상하지 못했는데, 선발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아시안게임 때는 팀에서 어린 축이었지만, 이번에는 후배들을 이끌고 책임감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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