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가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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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1 00:40
[엠스플뉴스]
매디슨 범가너(3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범가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5피안타(4피홈런) 6실점 1볼넷 2탈삼진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승리 없이 3패째를 기록한 범가너의 2020시즌 성적은 4경기 17.1이닝 7볼넷 13탈삼진 평균자책점 9.35가 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범가너는 MLB를 대표하는 좌완 선발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0번째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은 범가너는, 2009년 만 19세의 나이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11시즌 동안 통산 119승 92패 1846이닝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비록 사이영상은 한 번도 받지 못했지만, 범가너는 포스트시즌(PS) 16경기에서 8승 3패 102.1이닝 평균자책점 2.11를 기록하며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세 차례(2010, 2012, 2014)나 이끌었다. 특히 2014년에는 PS 4승 1패 52.2이닝 평균자책점 1.03이라는 역대급 성적을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범가너에게선 그런 압도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졌다. 올해 범가너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패스트볼 구속의 감소다.
지난 시즌 범가너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1.4마일(147.1km)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범가너는 지난 4번의 선발 등판에서 90마일을 넘긴 공이 단 하나도 없었다. 범가너의 올 시즌 최고 구속은 89.3마일(143.7km)이며, 심지어 10일 샌디에이고전에선 87.7마일(141.1km)에 그쳤다. 더 충격적인 점은 이날은 87마일을 넘긴 공조차 3개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범가너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 커리어 하이가 2015년 기록한 92.1마일(148.2km/h)로 애초부터 특급 파이어볼러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정교한 제구와 다양한 구종을 앞세운 기교파 투수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는 비록 구속은 좌완 선발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더라도, 독특한 투구폼에서 오는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파워피처에 가까웠다.
그러나 패스트볼 구속이 평균 3.6마일(5.8km/h) 하락하자, 기존의 투구 패턴(높은 패스트볼+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범가너의 구속이 이처럼 급격히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표면적인 원인은 부상이다. 범가너는 10일 샌디에이고전에서 2회를 마친 후 등 통증으로 교체됐다. 경기 후 범가너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잠자던 중 등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잠을 잘 자지 못하여서 그런 줄 알고 다시 잠을 청했다. 아침에도 통증이 있었으나,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은 후 투구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에 등판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불펜에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 난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힘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범가너의 향후 등판 일정 또한 '미정'이라고 전했다.
2020년 범가너의 경기별 패스트볼 평균구속
7월 25일 87.9마일 (141.5km/h)
7월 30일 87.9마일 (141.5km/h)
8월 05일 88.1마일 (141.8km/h)
8월 10일 87.0마일 (140.0km/h)
문제는, 범가너가 등 통증을 느끼기 전 3경기에서도 패스트볼 평균 구속 88마일(141.6km/h)로 10일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약 범가너의 패스트볼 구속 감소가 등 부상 때문이 아니라, 데드 암 증후군(dead arm syndrome, 과도한 투구로 어깨와 팔의 근력이 저하되어 구속이 떨어지는 증상)이라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실제로 범가너는 만 29세였던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포함 1948.1이닝을 던졌다. 이는 2000년 이후 데뷔한 투수를 기준으로 4위에 해당하는 이닝이다. 그마저도 산악용 오토바이를 타다가 부상(2017년 111이닝)을 입거나, 직선타를 맞아 손목이 골절(2018년 129.2이닝)되었기에 이 정도다. "투수의 팔은 소모품에 가깝다"는 말이 있다.
이를 고려하면 만 30세라는 다소 이른 나이지만, (젊은 나이에 많은 공을 던진) 범가너의 구속이 하락하는 것이 특별한 사례라고는 볼 수 없다. 이런 추측이 사실일 경우 범가너와의 5년 8500만 달러(약 1010억 원)은 애리조나엔 재앙이 될 것이다.
물론 올 시즌엔 범가너 외에도 시즌 초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직전 시즌보다 급락한 투수가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약 4개월가량 시즌이 연기됐고, 개막까지 준비 기간도 짧아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한 투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당장 류현진만 해도 지난달 31일 워싱턴전까진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88.4마일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6일 애틀랜타전에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90마일까지 끌어올리면서 호투를 펼칠 수 있었다. 만약 부상만 아니었다면, 범가너 역시 류현진과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과연 범가너의 구속 저하와 그에 따른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일까?
등 부상에서 돌아온 후의 범가너를 주목해보자.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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