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부진’ 디그롬, 역대 최초 10승 미만 사이영 투수될까
[사진] 뉴욕 메츠 제이곱 디그롬.
LA 다저스 류현진이 부진에 빠지면서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이 지난 시즌에 이어서 올 시즌에도 10승 미만 사이영상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4⅔이닝 10피안타 4탈삼진 1볼넷 7실점을 기록했다. 부진한 투구 내용을 보인 류현진은 다저스가 4-11로 패하며 시즌 5패를 당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류현진은 최근 3경기(14⅔이닝)에서 18실점하며 지난 17일까지 1.45에 불과하던 평균자책점이 2.35까지 치솟았다. 류현진이 충격적인 부진에 빠지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는 혼전 양상을 보이게 됐다.
류현진이 여전히 평균자책점 1위를 지키고 있지만 2점대 초반으로 수치가 높아지면서 더 이상 평균자책점만으로 다른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쉽지 않아졌다.
3회말 1사 주자 1루 애리조나 선발 켈리에게 희생번트를 맞은 LA 선발 류현진이 생각에 잠겨 있다.
류현진의 부진으로 급부상한 후보는 뉴욕 메츠 제이곱 디그롬이다. 디그롬 역시 이날 7이닝 5피안타(2피홈런) 7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8패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66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디그롬은 이날 경기 전까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5.6으로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5.8)에 이어서 내셔널리그 2위를 기록했다. 류현진(3.8)은 공동 6위다.
또 다른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를 기준으로 하면 디그롬(5.5)은 슈어저(5.5)와 공동 2위다. 류현진(4.7)은 5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로 빼어난 탈삼진 능력과 제구를 겸비한 디그롬은 5월 18일까지 9경기(52이닝) 3승 5패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하며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17경기(117이닝)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2.08을 질주했다.
WAR에서 슈어저와 각축을 벌이고 있는 디그롬이 가장 내세울 수 있는 점은 많은 이닝이다. 디그롬은 169이닝으로 내셔널리그 이닝 4위에 올라있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류현진과 사이영 상 경쟁을 벌였던 슈어저는 부상으로 인해 142⅔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류현진은 157⅓이닝을 기록중이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이 급상승하면서 디그롬과 큰 차이가 없어졌고, 슈어저는 규정이닝 달성이 아슬아슬할 정도로 이닝이 크게 모자라다. 전반적인 성적을 본다면 디그롬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연패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만약 디그롬이 사이영상을 차지한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10승을 기록하지 못하고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투수가 될 수도 있다. 이제 시즌 등판을 5경기 정도 남겨두고 있는 디그롬은 아직 8승에 머무르고 있다. 타선이 계속해서 디그롬을 도와주지 못한다면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할 수도 있다.
디그롬은 지난 시즌에도 10승을 달성하지 못하고 사이영상을 수상할 뻔했다. 시즌 마지막 2경기가 남은 시점까지 8승에 머무른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2경기에서 2연승을 기록하며 딱 10승을 채웠다. 당연히 역대 최소 승수 사이영상 수상 기록을 경신했다. 이전 기록은 2010년 시애틀 매리너스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기록한 13승이다.
올해도 지난해 못지 않은 불운에 시달리고 있는 디그롬은 류현진과 슈어저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10승 달성에도 실패하면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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