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표팀 캡틴 이정현 "강한 수비로 상대 번거롭게 해야 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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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30 05:05
농구대표팀 캡틴 이정현 "강한 수비로 상대 번거롭게 해야 승산"
이대성 "G리그 동료 브루시노와 연습 전 인사…대표팀서 만나니 기뻐"
(우한[중국]=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한국 남자 농구팀의 중국 현지 첫 훈련이 진행된 29일 오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비행과 강도 높은 훈련에 다소 지쳐있는 선수들 사이로 "집중해서 가자!"라는 힘찬 격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농구 대표팀 주장을 맡은 가드 이정현(KCC)이었다.
빠른 스피드로 진행된 속공 훈련과 수비 전술 훈련에서 이정현은 누구보다 부지런히 코트 이곳저곳을 누비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정현은 "중국 코트를 밟으니 월드컵에 온 게 실감이 난다"며 "경기장 시설도 생각보다 좋아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새벽부터 일어나 일찍 이동한 터라 피로감이 있기는 하지만, 경기 감각 유지를 위해 짧게라도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며 "아마 내일이나 모레 즈음이면 정상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얼마 전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친선대회에서 맞은 '예방주사'가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당시 대회에서 이정현은 리투아니아와 펼친 1차전에서 슈팅 7개를 시도해 1개만을 넣는 부진 속에 4득점에 그쳤다.
키가 190㎝ 정도인 그는 자신보다 10㎝ 이상 큰 상대 가드진의 높이에 주눅이 든 듯 슛 밸런스를 잃으며 부진했다.
두려움은 부딪힐수록 점차 사라졌다.
체코와 2차전에서 이정현의 득점은 8점으로 늘었고, 마지막 경기였던 앙골라전에서는 3점 슛 4개를 포함해 16점을 터뜨렸다.
이정현은 "4개국 대회 때 겪어봤지만, 외국에는 키가 2m를 넘는 가드들이 많다"며 "신장뿐 아니라 기술도 우리에게 뒤지지 않아 상대하기 까다로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돌파구는 공을 잡기 전부터 강한 수비를 펼쳐 상대를 번거롭게 만드는 것뿐"이라며 "가드진 모두가 돌아가며 상대를 밀어붙여서 체력적으로 우위를 점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와 함께 조별리그 B조에 편성됐다.
이정현은 첫 상대인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경계하는 선수로 스몰포워드 니콜라스 브루시노를 꼽았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경기 비디오를 봤는데 브루시노가 에이스인 것 같았다"며 "2대2 공격기술도 좋고 직접 마무리하는 능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우한에 미리 짐을 푼 아르헨티나는 한국이 코트를 사용한 바로 직전 시간대에 팀 연습을 진행했다.
일찍 코트에 나와 있던 대표팀 가드 이대성은 '전 팀 동료' 브루시노를 만나 인사를 주고받았다.
이대성과 브루시노는 2017년 미국프로농구(NBA) 산하 G리그의 이리 베이호크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브루시노는 NBA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뛰다 G리그로 내려와 있던 상태였고, 이대성은 현대모비스를 떠나 미국 농구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었다.
오랜만에 동료와 재회한 이대성은 "브루시노도 미국에서 적응하지 못해 스페인 리그로 넘어갔고, 나도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겹치는 부분이 많다"며 "대표팀에서 다시 만나니 놀랍고 기쁘다"고 전했다.
대표팀 막내인 가드 허훈은 "인생 첫 월드컵을 치르게 됐는데 앞으로 농구를 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최대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는 것이 국가대표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상대 팀 선수 중 붙어보고 싶은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NBA를 잘 보지 않아서 잘하는 선수가 누가 있는지 잘 모른다"며 "그렇기에 더욱 자신 있게 부딪혀 보려고 한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31일 오후 9시 30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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