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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덕분" 다저스 마틴, 알고 보니 100년만의 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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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로버츠는 관습에서 탈피하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 

LA 다저스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36)은 올 시즌 3번이나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갔다. 지난 3월31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1이닝 10구 퍼펙트로 투수 데뷔전을 치른 마틴은 6월27일 애리조나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지난 14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24일 미국 ‘디 애슬레틱’은 ‘쓸모 없는 정보’라고 전제하며 마틴이 지난 1919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0년 만에 진기록을 썼다고 전했다. 최소 200타석 이상 들어선 야수 중 5차례 미만 투수로 구원등판, 2차례 이상 팀이 이긴 경기에 나선 케이스가 루스와 마틴 2명뿐이란 것이다. 

지난 1919년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432타석에 들어선 루스는 2차례 구원등판 모두 팀이 이기는 경기에 나섰다. 올해 208타석을 기록한 마틴은 3차례 구원등판했고, 그 중 2차례가 팀 승리 경기였다. 디 애슬레틱은 루스가 1919년 선발투수로도 15경기에 나선 점을 언급하며 기록의 과장을 인정했지만 마틴의 케이스가 보기 드문 것은 분명하다. 

메이저리그에선 대부분 크게 지고 있는 팀에서 불펜투수 소모를 막기 위해, 승부가 기울어 김빠진 팬들의 볼거리 차원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오른다. 리드 중인 팀에선 야수를 잘 올리지 않지만 마틴은 두 번이나 올랐다. 3월31일 애리조나전 18-5, 지난 14일 마이애미전 14-1 리드 상황에서 투수로 나선 마틴은 경기 마지막을 책임졌다.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최규한 기자]다저스 로버츠 감독이 관중석을 향해 미소짓고 있다. /dreamer@osen.co.kr디 애슬레틱을 통해 100년만의 진기록 소식을 전해들은 마틴은 “말도 안 된다”며 놀란 뒤 “보통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야수가 투구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관습에서 탈피하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 다저스와 로버츠를 위해 뛰는 것은 멋진 일이다”고 공을 돌렸다. 

14일 마이애미전 등판은 마틴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9회초 크게 뒤진 마이애미가 먼저 포수 브라이언 할라데이를 마운드에 올렸고, 마틴은 로버츠 감독에게 “나도 공을 던지고 싶다. 마운드에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여유 있는 점수 차이였고, 로버츠 감독도 흔쾌히 받아들여 9회말 마틴을 투수로 썼다. 

전문 투수는 아니지만 마틴은 3차례 구원등판에서 피안타 1개가 유일한 출루 허용이다. 삼진 1개를 잡으며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 행진을 펼쳤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0.6마일, 약 145.8km까지 찍었다. 보더라인에 걸치는 제구력까지 수준급이다. 과연 남은 시즌에도 투수 마틴의 모습을 또 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결정의 또 로버츠 감독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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